갈수록 안하무인 ‘덤핑 광고’ 환자들이 속고 있다

2023.08.30 21:44:15

30만 원 초저가 정보로 환자 유인 “100만 원 달라” 비일비재
의료진이 진료비 소개 인터뷰 업로드, 출신 학교 내세워 공세
SNS도 심의 대상…치협 “가격 표시 제한 조치 시급하다”

“저희는 38만 원에 정품 임플란트와 환자가 원할 시 보증서까지 발급하고 있습니다. 보통 교체 주기는 10년 정도 예상하고 있으며 아마 차후에는 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추가 금액은 절대 없습니다. 38만 원에 모든 시술이 가능합니다.”

 

최근 SNS 광고 계정에 올라온 서울 소재 모 대형 치과의 임플란트 시술비 홍보 영상 속 한 대목이다. 지난 2022년 상반기 이른바 ‘38 치과’가 등장하며 초 덤핑 치과 광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최근 SNS 등에 업로드되는 저가 임플란트 광고를 살펴보면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주변 개원가의 시선을 의식해 사업자명을 바꾸거나 광고 업체 뒤에 은신해 저수가 시술을 홍보해오던 과거의 방식을 넘어선 다소 대범한 행태로 읽힌다.

 

다른 마케팅 계정에 업로드된 홍보물을 살펴봐도 노골적인 저수가 임플란트 광고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료진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버젓이 올려두고 ‘국산 정품 임플란트 35만 원! ○○대 ○○과 전문의 직접 시술!’과 같은 약력을 내세우는가 하면, 자신의 병원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걸어두는 경우도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 ‘추가 금액 ×, 개수 제한 ×’, ‘○○임플란트 35만 원, ○○○임플란트 39만 원!’이라는 문구와 함께 특정 업체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소개하는 이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 개원가 경각심 저하 우려

문제는 이 같은 홍보물이 불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저렴한 가격으로 환자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30만 원대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서울에 있는 대형 치과를 찾았던 60세 환자 김 씨는 상담 과정에서 실제 임플란트 식립 금액을 듣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들과 4시간 차를 타고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처음 들었던 금액보다 2.5배 비쌌다”며 “그래도 다른 곳보다 싼 가격이라고 주변 임플란트 시세를 비교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함께 상담을 받았다는 아들 역시 “왜 말이 다르냐고 물었더니 병원 측에선 안내했다고 반박했다”며 “나중에 보니까 흰색 배경 광고에 옅은 회색 글씨로 ‘케이스에 따라 수가가 변동될 수 있다’고 작게 적어뒀더라. 자세히 봐도 찾기 어려운 글씨”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료진들이 직접 등장하거나 약력을 내세우며 내건 홍보물이 자칫 저수가 마케팅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소재 병원에 근무 중인 A 원장은 “전에는 주변 치과 눈치를 보면서 덤핑 광고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대놓고 홍보하는 것 같다”며 “너무 많아지고 너무 당당해지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 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환자들은 가격을 우선적으로 보지만, 의료는 가격으로 정하는 게 아니다. 그걸 대놓고 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가격 표기 자체를 못 하게 하면 덤핑 광고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첨언했다.

 

# 가격 제한 입법 절실

이 같은 우려 속에 SNS를 통해 이뤄지는 광고 역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현행 의료법 제57조 제1항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의료광고를 시행하는 경우’도 의료광고자율심의 기구를 통해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심의 대상 인터넷 매체의 경우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자가 운영하는 매체로 규정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10만 명 이상인 자가 운영하는 매체’를 ‘개별 계정’을 뜻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광고 매체 자체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개원가에서 두루 활용하고 있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도 광고를 하기 위해선 사실상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SNS의 종류가 방대하고, 게재되는 광고성 게시글의 수도 워낙 많아 일일이 대응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치과계 내외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야당 의원들이 비급여 진료비용을 표기한 광고 자체를 원천 금지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해 향후 입법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경 치협 법제이사 역시 지난 이사회 자리에서 해당 법안 발의와 관련 “기존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하는 광고 항목을 없애고 진료비를 표시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며 “할인 광고도 못 하게 하는 내용을 유지하면서 의료비용 광고 자체도 못 하게 하는 쪽으로 의견을 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광헌 기자 khrepor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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