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거성이며 거목이셨던 故유양석 선배님을 추모하며

2024.02.07 10:27:04

지난 3년여 세월 동안 전화도 받지 않으시고, 서로 즐겁게 소식을 전하며 소통했던 카톡을 아무리 보내도 응답이 없어 걱정 속에 마음을 애태웠는데 2023년을 하루 남겨놓은 지난 12월 30일 선배님의 큰 아드님으로부터 온 카톡 부고를 보고 망연자실 앞이 캄캄했습니다.

 

90이 넘어 노익장을 과시하며 몸과 마음이 강건하시던 선배님이 그날도 환자를 몇 명 진료하시고 후배분과 저녁 자리에 나가시려다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거동도 못 하시고 코마 상태, 인지력도 없는 채 1041일의 긴 투병 생활을 하시다가 마음 줄을 놓으시고, 95세의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에 애통함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선배님은 1927년 경기도 용인 출생, 1949년 서울치대 3회 졸업, 1950년 군의관으로 입대, 1955년 훠트오르(FortOrd) 및 1960년 월터리드(WalterReed) 병원에서 구강외과와 치과 고등교육반 이수, 1966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또 1967년 치과기재학회 3~5대 회장·고문, 구강보건협회 부회장·감사·고문, 1969년 예비역 치과 군의관 대령, 치협 감사, 1974년 치협 총무, 1978년 인공치아이식임플란트학회 1~2대 회장, 1979년 국제치의학사회 I.C.D. 평생회원, 1980년 치협 부회장, 1982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동창회 부회장을 역임하셨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군 예편 후 고려병원(현 강북 삼성병원) 치과부장, 수도육군병원 치과부장직을 수행하셨습니다.

 

이 밖에도 보국훈장, 치협 대상, 서울치대동문상을 수상하시는 등 한국 치과계에 큰 업적을 남기며 군진치의학계는 물론 한국치의학계에 혁신적인 발전에 기여하신 치과계의 산 역사이며 살아있는 전설이셨습니다. 더구나 92세의 연세까지 환자를 진료하셔서 국내 최고령 개업의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셨습니다.

 

선배님은 개원의로 환자를 진료하시면서도 틈틈이 글도 잘 쓰셨습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치과주치의로서의 체험을 수필로 써 최우수상에 당선돼 5백만 원의 상금을 타시는 등 글솜씨도 좋으셨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동양화도 잘 그리셔서 본인이 그리신 그림이나 직접 쓰신 서예 글을 넣어 빚은 도자기를 전시도 하시고 친구, 지인, 치과의사 후배들과도 나누시며 다방면에 다재다능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셨고 치과계 변혁의 시기에 큰 공적과 귀감이 되셨습니다.

 

제가 선배님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것은 당시 수도육군병원(국군수도통합병원의 전신) 치과부에서였습니다. 저는 육군 대위였고 선배님은 치과부장 육군대령이셨습니다. 엄하고 과묵하신 부장님은 다가가기에 어렵고 높으신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선배님이 늘 제게 관심을 가지고, 저를 기억하시고, 지켜보셨다는 것을 훨씬 후에야 알게 돼 부끄러웠습니다.

 

“김 박사는 말이야 3씨가 있어 첫째는 치과의사로서 솜씨, 둘째는 리더로서의(치과의사회 의장 등) 말씨, 셋째는 시인 수필가로서의 글씨가 좋은 사람이지.”

 

제게 칭찬도 해주시면서 제 첫 번째 시집 출판기념회에도 노구를 이끄시고 축하와 격려와 덕담의 말씀을 해주셔서 얼마나 황송하고 고마웠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존경하고 저의 멘토이신 선배님은 여러 가지 귀한 호칭으로 불리시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영원한 ‘부장님’으로 제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많이 가슴이 아픕니다.

 

유양석 부장님! 이제 모든 시련과 근심과 걱정 다 내려놓으시고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영면하시옵소서!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김계종 전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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