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인력(치과위생사) 구인난과 개원가의 실태

2024.06.05 16:26:50

이승룡 칼럼

수년전에도 그랬지만 근래에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현상중 개원가의 최대 고민은 보조인력 구인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절실하다. 의료계에서도 보조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치과계보다는 덜 심각하다. 아시다시피 치과는 치과위생사의 고용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진료 자체가 크게 지장을 받는다. 진료영역에서 원장이 혼자서 해결해야 할 몫이 크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의 역할과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기에, 치과운영이라는 것이 간호조무사만 고용하고 있는 치과에서 위임진료를 하지 않고서 진료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고 따라서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가 혼재되어 있는 치과는 그나마 위임진료의 행태에서 약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진료실이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의 진료영역이 치과위생사들의 진료범위를 대신할 여지가 있다. 

 

원칙적인 입장에서 오로지 치과위생사만 있는 치과나 간호조무사만 있는 치과는 두 영역의 진료범위를 원장이 모두 하지 않을 경우, 불법적인 위임의 행태로 갈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임플란트 수술의 보조는 의료기사법에 의해 치과위생사의 임플란트 수술보조는 위법이다”라는 간무협의 의견에 복지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각 단체장들의 원만한 의견조율을 원하는 입장이다. 이런 경우 간호조무사가 없는 치과는 임플란트 수술시 불법적인 진료를 하고 있다는 간무협의 주장이고 치과위생사협회에서 치과위생사들이 할 수 있는 진료영역인 석션 및 침착물제거, 불소도포, 임시충전, 임시부착물 장착 및 부착물제거, 치아본뜨기, 교정용 호선 장착제거, 치아 및 구강질환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 구내 방사선 촬영업무 등이 있는데, 이런 진료 범위에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치과영역은 본뜨기보다 본뜨기 위한 준비나 석션을 잡는 일 이외에는 환자와 맞닥뜨릴 일은 거의 할 수가 없다. 이러다 보니 간호조무사 고용은 하나마나 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치과위생사 인력 부족의 한 수단으로 치과위생사보다는 저 임금의 간호조무사 고용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치과위생사의 인력이 부족하고 이직, 전직 등이 잦다보니 치과계의 해결할 수 없는 고민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인력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내년 2025년에는 1448명이나 부족하다는 통계가 있고 다가오는 2040년에는 최소 2645명에서 최대 3만 2188명이나 부족하다는 수치를 본적이 있다. 갈수록 인구 감소도 한몫을 하는 이유가 되지만 구조적인 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 직원이 며칠간 팔꿈치 골절로 휴무를 하게 될 상황에서 긴급하게 대체 직원 즉 일용직(알바)을 하게 될 치과위생사 사이트에 구인광고를 하게 되었다. 직원이 안 구해지면 어떡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다행히 알바 구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국가에서 근로자의 시급으로 2024년 9,860원으로 책정되어 있지만 이는 법적인 최저 기준점이지 실제적으로 구인을 했을 경우, 치과위생사 시급이 법적인 시급의 2배 이상인 18,000원~20,000원 정도의 광고에 지원을 하고 있으며 또 다른 지원자는 25,000원도 요구하는 알바도 있고, 아쉬운 상황에 몰린 치과에서는 그렇게 광고를 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다면 정직원으로 근무할 필요가 없고 개인적인 시간도 즐기고 필요에 의해 알바를 하면 적정한 수입을 올리므로 차라리 일용직이 더 좋다는 생각과 의식으로, 트렌드가 바뀌다 보니 치과위생사 인력수급에 힘이 드는 부분의 한 요소이다. 게다가 실업급여를 수급 받는 행태를 악용하여 취업을 하지 않고 최대 6개월이라는 기간을 급여를 받으며, 알바까지 하는 일부 몰지각한 치과위생사들이 있기에 구인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구인난이 심각하니 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복지 또한 대기업 직원들 못지 않은 혜택을 요구하고 있어 개원가는 시름을 앓고 있다. 구인광고시, 면접을 약속하고 오지 않는 일이 다반사고 심지어는 그들이 원장이나 그 치과를 본인이 마음에 드는지 면접을 보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 근무 가능한지를 연락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치솟는 치과위생사들의 고임금은 매년 상식 밖의 선에서 인상을 해주어야 하고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퇴사와 더불어 전직을 하게 되는 경우기 많다. 직원으로 일 하면서 치과위생사로서 일을 잘 하고 못하는 것을 꾸짖거나 지각, 조퇴 등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일도 조심스럽다. 일부 직원의 경우 비위에 거슬리면 퇴사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거나 치과의 불법진료 하는 부분을 신고하기도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기도 하는 등 관계 설정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여성 상위 시대인 것은 알고 있지만 특히나 치과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들에게 대하는 자세는 가족 이상의 대우와 존경심이 필요하다. 거기에 여성의 마음을 읽는 심리까지 공부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말 한마디에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직원의 실수가 있더라도 호출해서 혼내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고 면전에서도 잘못된 점을 개선하라고 차분하게 얘기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차라리 직원들과 공유한 단톡방에, 잘못한 당사자를 특정하지 않고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올려야 감정싸움이 안 된다. 직원과 원장과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고자 노력을 해도 직원간의 불협화음 즉 선임과 후임의 연령차이로 오는 갈등, 실장과 진료실 선생과의 미묘한 갈등 그리고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간의 지위문제로 인한 또는 진료영역에 대한 간섭 등 여성들만의 시기, 질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하여 구인난을 힘들게 한다.

 

늘어만 가는 치과의사 인력에 수용할 수 있는 치과위생사가 부족하며 발생하고 있는 어려움은 해가 갈수록 치과계의 최대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처, 자식을 치위생과에 재입학하게 하는 선생님도 계실까?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보조인력 구인난은 해결할 수 없는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고 저출산 만큼 아직 묘약이 없는 것이 치과계의 해결 1순위라고 보고 협회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주실 것을 당부해 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승룡 전 치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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