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 치과계도 ‘좌불안석’

2024.06.19 20:53:38

대형병원 내 치과, 의과와 협진·의뢰 난망
구환 ‘노쇼’ 비율 늘고, 신환 내원 감소도
의료 공백 막기 위한 정책 향배 주시해야 


최근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현실화 된 가운데 치과계 역시 이번 사태로 인한 유탄을 맞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병원에 속해 있는 치과의사들의 경우 의과 전공의들의 대규모 이탈 사태 이후 환자 진료와 관련된 다양한 제한 사항들이 누적되면서 사태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의료진에 대한 환자 불신과 응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꺼내든 대안들이 치과에도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치과계 안팎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의료계는 지난 17일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휴진 돌입을 시작으로 18일 대한의사협회 차원의 대규모 총궐기대회와 각급 병의원 집단 휴진 등을 강행하며 정부를 향해 다시 한번 날을 세웠다.


문제는 치과계도 이 같은 갈등 구도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18일 현재 복수의 대형병원 치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의료계 휴진 개시 전후로 이미 치과 분야에서도 내원 환자 감소 등 적지 않은 불편 사항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공의 이탈 직후부터 누적된 문제”
최근 집단 휴진을 결의한 한 대학병원 내 치과에서 근무 중인 A 교수는 “의결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의과 교수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을 공유 받으면서 사태 추이를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치과에서도 여러 형태로 휴진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고, 이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치과를 찾는 신환은 물론 구환도 줄어들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본원이 대대적으로 휴진을 하는 만큼 치과도 진료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환자들이 지레짐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환 내원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의과를 통해 넘어오는 의뢰 및 협진 환자가 급감하는 상황 역시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수도권 내 또 다른 대형병원의 B 교수는 이 같은 구도가 이미 전공의 이탈 사태가 발발한 4개월 전부터 누적돼 온 문제라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해당 병원의 경우 최근 들어 구강외과 수술을 제한하고 있다. 마취과 전공의가 부재한 탓이다. B 교수를 기준으로 보면 전공의 이탈 이전에는 매주 시행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씩으로 수술 일정이 축소된 셈이다.


의과와의 소통 및 협진도 난감한 상태다. B 교수는 “수술 환자 중에 의과로 의뢰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는 경우 전공의가 아예 부재한 과들은 답이 느리거나 절차가 매우 번거로워졌다”고 토로했다.


기존 예약 환자들의 내원 취소 요청이나 ‘노쇼’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한 대학병원 내 치과의 경우 최근 들어 이 같은 비율이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자체 집계하기도 했다.


# “의료진 불신 광범위 확산 우려”
시스템이 분리된 치과대학병원의 경우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고, 전반적인 의료 체계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진료 현장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중 의료진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이 광범위하게 확대 재생산되는 현상은 치과에서도 대단히 뼈아픈 대목으로 꼽는다. 수도권 치과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C 교수는 “최근에는 치과병원이 진료를 해줘 고맙다고 하는 환자들이 있을 정도”라며 “장기적으로 환자들의 인식 등 걱정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고, 치과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서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정부나 국회가 이번 휴진 사태를 갈음할 해법으로 내놓은 정책들의 향배를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예컨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세운 비대면 진료 활성화나 간호법 제정안의 재추진 등은 치과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국적인 화두인 만큼 진행 과정이나 결과 값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선영 기자 young@dailydental.co.kr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