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합창하러 갈래?

  • 등록 2025.10.15 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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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수필 제2675번째

저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면, 합창 연습을 하러 순천 연향동에 있는 연습실로 갑니다. 분주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연습실 의자에 앉으면, 졸음이 연신 나오고, 목소리 트레이닝으로 아아아~아아를 시작하고, 지난주에 배웠던 노래를 다시 반복하여 부르고, 파트별 연습을 돌아가면서 합니다. 이렇게 노래를 부르다 보면 노래에 푹 빠지게 되고, 살짝 몸의 열이 나면서 만족감에 빠집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합창단은 일반 순천 시민들이 단원들로, 주부부터 회사생활을 하는 분들, 퇴직한 교사, 자영업을 하는 분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합창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로 함께 합니다.


먼저 합창은 무엇일까요? 제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여러 사람이 여러 성부로 나뉘어 서로 화성을 이루면서 다른 선율로 노래를 부름, 또는 그 노래” 이렇게 나옵니다. 저희 합창단은 현재 4개의 파트 즉 여성은 알토, 소프라노 남성은 테너, 베이스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여성은 25명 정도, 남성은 12명 정도가 활동합니다. 참고로 저는 소프라노 파트로, 오선지를 넘어가는 노래는 호흡이 매우 딸리며, 반복 연습을 통해, 다른 파트원들과 힘을 내어 극복을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노래도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높은음도 내게 되고, 다시 부르면 수월하게 되는 게 아무래도 자신감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럼 합창의 장점을 무엇일까요? 먼저 전 정서적인 게 큰 것 같습니다. 요즈음 시대가 도파민 중독 시대라고들 합니다. 도파민은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 물질인데, 이때 뇌의 측두엽과 감정 처리 센터의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감정적으로 크게 자극을 받습니다. 이는 인간이 음악을 통해 타인의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강력한 감정적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평상시 치과의사로 생활하며 느끼는 권태로움이나 외로움(?) 등이 해소되는 거 같습니다. 동년배의 사람들, 선후배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그리고 개인적인, 사회적인 것들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사회인지라 갈등이 물론 있지요. 유럽에서는 합창단 10년 이상을 활동하면 은행에서 신용등급을 올려준다고 하는데, 그만큼 단체 생활이 쉽지 않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노래를 부르면 자신을 신뢰하는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무대에서의 공연을 통해, 성과를 내는 여정을 통해 성공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각 파트별로 연습을 하다, 모든 파트가 화음이 맞춰지는 순간, 온몸에 소름돋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좋은 가사를 새기며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니, 노래하는 본인들도, 관객들도 함께 감동을 받는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서는 순간, 공연이 끝나고 나서 느끼는 감정이 많은 것을 줍니다. 하나의 합창 공연을 올리려면 물론 노래를 잘해야 하지만 30여 명이 마음을 모아 6개월 이상의 기간을 준비해야 합니다. 먼저 공연 날짜를 잡고, 장소를 선정하고, 합창의 기획, 의상 준비, 게스트 선정, 홍보 등등. 우리가 아마추어 합창단이라 지휘자님이 곡목 선택부터 노래 연습 진행, 홍보 팸플릿 제작 등 많은 부분을 하셔서 공연이 다가 오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십니다.

 

 

평상시에는 약간 느슨한 마음으로 연습에 임한다면, 공연 일정이 잡히면, 무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므로 긴장을 하고 특히나 가사를 외워야 무대에서 실수를 덜하게 되며, 지휘자님의 지휘를 보며 단원 모두가 박자를 맞춰야 합니다. 꾸준히 연습을 하지만 왜 항상 시간이 부족한지요.ㅎㅎ


성인이 되고 일상을 사는 개인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게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합창도 취미생활의 일부이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준비하여, 종합예술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결과에서 단원들뿐 아니라 저도 많은걸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구나! 성장형 인간!!!


저는 치과의사로서는 한국치과교정연구회를 치과치료의 답답함을 함께 연구, 공유하며, 동료들과 일상을 함께 합니다. 현재는 2주에 한번 첫째, 셋째 목요일에 광주지부 계속교육에 가고 있으며 공부와 함께 놀기도 하고 여행도 같이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회적 관계에 있어 많은 긍정적 에너지를 줍니다.


합창단도 마찬가지로 저랑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 사는 분들과 노래도 물론 하지만, 매주 만나며 제 생각을 공유하고 연대를 하며 높은 만족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 여러분들, 사시는 지역에 교회나 지역단체 합창단이 있을 터이니, 합창의 경험을 해보실 분은 문을 두드려 보세요. 멋진 경험을 하실 것을 보장합니다.
우리 합창하러 갈래요?

임미정 순천 행복한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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