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상가사람들
프리랜서 김광희

2000.11.25 00:00:00

헌신속에 열심히 사는 상인들 삶 “환자없어도 재밌게 살아야지” 내가 개원하고 있는 곳은 아파트 단지 상가라서 오밀조밀 여러 업종이 붙어 있다. 치과 옆으로 세탁소, 미술학원이 있고, 앞쪽으로는 한의원, 미술학원, 미장원이 나란히 있다. 이층 들어오는 입구에는 소아과와 제과점에서 운영하는 빵공장도 있다. 나는 기존 치과의원을 인수하여 이곳 상가에 가장 최근에 들어왔다. 전에 있던 곳보다 10여 평을 줄여 이전해서 그런지 처음 며칠은 답답해서 점심시간에 마구 돌아다니다가 들어오곤 했지만 이제는 점점 이 공간이 익숙해진다. 그리고 이곳 상가 사람들의 삶을 유심히 보면서 나의 나태함을 반성하곤 한다. 옆집 세탁소는 젊은 부부가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한다. 지나가다가 쳐다보면 쉬고 있는 적이 별로 없다. 식사도 세탁소에서 직접 해 먹는다. 음식솜씨가 좋은 주인 아주머니 덕에 닭도리탕도 두 번이나 대접받았다.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씩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본다. “나도 저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그들 부부는 전에 화천에서 중국 음식점도 해 보았다고 하는데 돈이 좀 모이면 음식점을 다시 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래층 정육점 주인 부부는 퇴근길에 아내 심부름으로 고기를 사가면서 알게 되었는데 그들은 자식을 위해 일을 한다고 한다.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축구장을 따라다니면서 아들의 운동생활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국가대표 선수이면서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다. 나중에 그 아들이 박지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정육점 아저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전에는 수입의 대부분을 그 아들을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나도 과연 저렇게 자식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환자가 없어 수입이 시원찮다고 기 죽지 말고 애들이랑 재밌게 놀아주고 열심히 살아야지…"다짐해 본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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