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 삶>
인성교육의 중요성
<신순근 신부·꽃동네 회장>

2001.02.10 00:00:00

“그런데....인성교육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재들이라고 하는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가르치는 학교의 어른되는 분에게서 들은 말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은 많은 이들이 다녀간다. 사회 각계 각층에서 단체로 며칠씩 연수를 하고 돌아간다. 작년에 약 90만명이 다녀갔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기업체나 기타 여러 단체에서 오고 있다. 이곳에서는 말이 성찬이 아니라 남녀 부랑인, 노인, 심신 장애자, 버려진 아이들, 정신 장애자, 죽어가는 사람들을 모셔 놓은 병원들에서 실제로 그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이른바 봉사활동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얼마전 어느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연수에 들어온 일이 있었다. 그곳 최고 어른께서 학생들이 잘 하고 있나 잠깐 들린 일이 있었다. 잠시 대화를 나누는 중에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는 이들이 국가와 인류를 위해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인성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거듭 말한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성품이 문제라는 것이다. 기술이 놀랍게 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인성은 그렇게 변하지 않는다. 인성교육이 제대로 병행하지 않으면 기술의 발달은 엄청난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활동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리고 또 사람을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하여 사물과 사회를 변화시킬 뿐아니라 또한 자신을 완성해 나간다고 한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 능력을 기르며 자기를 벗어나 자신을 초월함을 완성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는 이웃을 향할 때 가능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외적 재산의 축적보다도 훨씬 값진 것이다. 사람의 가치는 무엇을 가졌느냐에 있지 않고 어떤 사람이냐에 있다. 마찬가지로 더 나은 정의와 더욱 넓은 형제애와 더욱 인간다운 질서를 이루려는 노력이 기술의 발전보다 훨씬 값진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 향상, 물질적 바탕은 마련할 수 있지만 그 힘만으로 인간 향상을 실현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너무 원론적인 방향으로 흐른 것 같다. 더욱 넓은 형제애를 쌓고 인간다운 질서를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에게서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다운 질서가 이루어지려면 사람을 떠나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그 중에서도 고통으로 얼룩진 분들과 함께 하는 일이야말로 더 넓은 형제애를 쌓는 일인 것이다. 나병환자의 더러운 상처에 입을 맞춤으로써 수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성 프란치스코나 죽어가는 이들의 진정한 벗이 되어 준 마더 테레사의 삶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노인들은 쓰다듬어 주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뿐 아니라 냄새나는 가족들을 품에 껴안는 일은 사람에 대한 애정을 싹트게 한다. 마더 테레사와 한동안 함께 지낸 어느 기자가 겪은 마음의 변화를 세단계로 표현했다. 첫단계에서는 연민이 섞인 무서움을 느낄 뿐이었고, 두번째 단계에서는 순수한 동고동락의 사랑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세번째 단계에서는 동고동락의 사랑을 훨씬 넘어선, 이제까지 자기가 경험하지 못했던, 죽어가는 이들과 버림받은 이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경험했다고 한다. 나환자들의 문드러진 손이나 사생아들의 존재가 더 이상 무서움이나 불쾌감을 주는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애정과 사랑이 듬뿍 담긴 옛친구나 형재자매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흔히 인성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여기서 출발하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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