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흡연권과 혐연권
이호선 원장(충북 진천 이치과)

2001.02.24 00:00:00

새 흡연자 줄이는 방안 필요 지금 텔레비전에서 흡연권과 혐연권에 대한 공방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담배 값을 올려 흡연인구를 줄여야 된다는 측과 세금은 흡연자가 내면서 온갖 구박은 다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측 사이에 설전이 대단합니다. 토론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토론자로 나오는 사람들이 그래도 우리나라의 여론 주도층이라는 소위 먹물 깨나 들었다는 분들인데 이건 뭐 제가 치료실에서 환자랑 치료비로 옥신각신 하는 거랑 뭐 다를 바도 없어 보입니다. 서로 결론은 다 내려놓고 상대방의 말은 듣지도 않습니다. 담배 값이 오르게 되면 청소년층에서의 흡연은 많이 줄어들거라 합니다. 갑작스레 모두 금연을 하는 것도 문제가 많을테니 새로운 흡연자를 생산하지 않는 게 가장 부드러운 방법이겠지요. 친척 남자 어른을 제외한 그 어디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걸 성인 남자의 당연한 권리로 아무도 의심치 않았던 시절에 담배를 배웠던 나로서는 참 세상이 변하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뭐 술집에서 술 먹고 취한 김에 개사한 송아지 노래를 부르다 파출소에 끌려가 대통령모욕죄니 뭐니 하면서 조서 받던 거에 비하면 뭐 별 차이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고 얼굴 뜨거워지는 일이지만 어쨌거나 그 때는 송아지 소새끼 망아지 말새끼....... 전두환 10XX하면서 가슴 가득 호연지기를 품고 불어 제끼곤 했습니다. 아직도 왈 토론은 진행중입니다. 토론자로 나온 변호사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하십니다. 그 분이 17살 때 화장실에서 담배 피웠는데 50살된 지금도 아직까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흡연자들이 내는 세금이 얼만데 최소한도는 흡연자들을 위해서 쓰여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50살 먹은 변호사를 냄새나는 화장실까지 끌고 가서 기어코 담배를 피게 만드는 건지 담배라는게 무섭긴 무섭나 봅니다. 어떤 잡지에서 왜 인간은 해로운 물질에 중독되는가에 관한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연구에 의하면 담배를 피우건 술을 마시건 도박을 하건 심지어 롤러코스터를 타더라도 인간의 뇌에서 나오는 물질은 다 똑같이 도파민 하나랍니다. 그러니까 이 짓을 하건 저 짓을 하건 결론은 하나, 그 놈의 도파민을 분비시키기 위해 그 난리들을 치는 거랍니다. 만일 창조주가 있다면 참 가소로워 보일 것 같습니다. 신이 있네 없네 떠들고 심지어는 지가 신이라고 나서기까지 하는 놈들이 겨우 자기가 만든 그거 하나 분비시켜 보겠다고 몸부림치는걸 보면 말이죠. 이건 주로 생리학자들이 인간을 개체적인 관점에서 본 거고 생물 종족의 궁극적인 목적인 reproduction이란 입장에서 보면 흡연이란 자기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랍니다. 생물학자들이 연구를 하다 보면 가끔 이해하기 힘든 일을 동물들이 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생존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동양식을 종종 발견하곤 한답니다. 어떤 영양은 사자나 다른 포식자 앞에서 일부러 허점을 보이곤 한답니다. 대부분 포식자들이 덤벼들진 않는 답니다. 뭐 가끔 경험 없는 초짜들이 시도해보긴 하지만 거의 실패로 끝난답니다. 즉 나는 너희들 보다 훨씬 빠르니까 괜히 에너지 써 가면서 날 쫓을 생각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거죠. 또 이게 암양들한테 먹히는게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는 저리가라 랍니다. ‘이야 저 오빠 사자 앞에서 폼 잡는거 보니까 딴건 볼 필요도 없다 얘 저 오빠 거랑 내 유전자랑 합치면 울트라 캡숑일거야’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흡연과 음주도 비슷한 메카니즘이라는 거죠. 우와 저 오빠 저렇게 몸에도 안 좋은 담배하고 술을 팡팡 마셔도 몸에 병 없이 끄떡없는 거 보니까 저 오빠 유전자 끝내 주겠다 라고 생각해주길 바라면서 흡연을 한다는 겁니다. 깡패들이 서로 붙기 전에 괜히 칼로 지 팔뚝 죽죽 긋는 거나 뭐 다 비슷한 전술일 겁니다. 주력도 안되면서 암양들한테 잘 보이려고 사자 앞에서 까불다가 잡혀 먹히는 영양 신세가 안되려면 지금 부터라도 금연을 하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뭐 reproduction 하고도 관계가 없으니 말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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