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기본에 충실한 치료

2001.03.17 00:00:00

제가 근무하는 곳은 의과대학 병원의 치과로 치과대학과는 다소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나, 수련병원이라서 수련의들과 함께 생활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하여 젊은 치의사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원하신 원장님과 다르게 수련의들을 교육시키며 역으로 그들을 통하여 배우기도 합니다. 얼마전 남편과 함께 이발소를 운영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내원하여 전공의 선생님과 함께 진료 상담을 하였습니다. 무척 걱정스러운 얼굴의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참 고운 인상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데 동네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다가 너무 치료가 아프고 겁이 나서 그후 치과를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나 하악 구치부의 동통과 부종을 주소로 본원으로 내원 하였습니다. 구강내는 고운 아주머니의 인상과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구강상태를 갖고 있었습니다. 전공의 선생님의 진료를 옆에서 지켜보니 아직 졸업한지 얼마 안돼 실력보다는 의욕이 앞선 상태지만 나름대로 일단 환자를 편안하게 하고 통증을 최소화하여 치료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런 생각에서인지 치과대학 학부시절 마취시 통증을 줄이는 방법으로 익히 잘 알려진 ‘가능한 얇은 30G이하의 needle을 이용하여 체온과 같은 36.5도 수조에 보관한 ample을 표면마취제로 주사 자입부를 도포 마취 후 자입을 천천히 한다’는 원칙에 입각한 마취 후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치료가 끝난 후 아주머니 얼굴에서 근심스러운 걱정은 사라지고 고운 얼굴에 미소가 환하였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재 내원시 한결 더 밝은 얼굴로 자랑스럽게 “우리 아저씨가 이발소로 오는 손님들에게 00병원 치과에 가면 하나도 안 아프게 치료 잘 한다고 병원 선전 많이 했어요” 이야기하였습니다. 아주머니께는 요즘 환자가 많아서 힘이 드니까 절대 그런 이야기하시면 안된다고 억지 혼을 내면서도 기분좋게 같이 웃은 기억이 납니다. 요즘 주사제 건으로 다시금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있을 때, 또 의료보험 공단의 자금 부족으로 준비 안된, 그리고 기본을 망각한 의약분업이 미치는 효과가 어떠한지를 현재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나의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것은 비단 의과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치과계의 당면 과제인 전문치의제도에서도 같다고 생각 듭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식의 시시비비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일의 기본에 입각한 결정을 행하면 후대의 치과의사들에게도 좋은 부분으로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개업 원장님들을 상대로하는 특강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새로운 기술과 재료를 선보이기보다는 앞서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와 같이 우선 기본적인 것을 강의하고 이후 최근의 술식을 소개하는데, 이것은 역시 기본에 충실한 방법이 최선의 치료법이 아닌가 하여서이기도 합니다. 환자가 만족해하는 치과치료는 누구나가 원하는 치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본에 충실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진 (가톨릭대학교 치과학교실 대전성모병원 치과과장/구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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