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주위에 끊기 어려운 것들이 몇 개 있다. 신문끊기가 그렇고, 담배끊기도 어렵고, 애첩끊기도 여간 힘든게 아니라고들 한다.
보던 신문을 다른 것으로 바꿔보려면 이건 끊임없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신문사 지국에 매일 전화는 물론이고, 대문앞에 신문사절이라고 크게 써 붙여놓아도, 매일아침 신문은 그 자리에 놓여있다.
새벽에 대문앞에 잠복하고 있다가 신문넣는 장면을 포착하고 분명히 우린 내일 이사 갈것이라고 말해도 다음날 아침이면 또 넣어준다. 신문값을 안 주겠다고해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연말이되면 밀린 신문값 때문에 한바탕 실랑이를 하고 새해부턴 안넣겠다고 해놓고는 해를 넘겨 또 넣는다.
애연가가 담배를 절연하기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주위에 호언을 해놓고는 며칠, 몇 달 못가서 금단현상이네, 살이 찌는 것 같다느니, 흡연이 줄어들면 마약이 늘어난다느니 갖가지 핑계를 대며 다시 구름과자에 빠져든다.
오죽하면 정말 담배끊은 사람을 지독한 사람으로까지 표현할까. 결국 어느 야구감독이나 코미디언처럼 큰일나봐야 다시는 안하게 되고, 오히려 남까지 말리는데 앞장서게된다.
애첩도 마찬가지다. 이젠 미련을 버리고 끊어야지 하면서도 울며불며 매달리는 애첩에겐 아무리 천하장사고 결단력있는 사나이도 그만 약해지나보다.
어느 기혼자 친구는 애인을 그만 만나려고 결심을 굳게 했지만 퇴근길에 무심코 차를 몰다보니 관행처럼 어느덧 애인마담이 하고 있는 술집앞이더라나.
옛날 김유신 장군은 이럴 때 타고온 말의 목을 잘랐다지만, 그 친구는 차의 본네트를 자르기가 너무 힘들어 문명의 이기를 탓하며 할 수없이 술집에 또 들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외에도 우리들 주위엔 현실에 안주하려는 미련 때문에 쉽게 단절하기 힘든 악의축들이 더러있다.
그러다가 한번쯤 큰 화를 당하거나 곤욕을 치러야 단절되거나 바뀌게 된다. 좋게되면 개혁이 되고 나쁘게는 망신이 될수있다.
치과대학 교육제도가 확 바뀔지도 모르겠다.
몇 치대에서는 변화에 앞장서고 다른 치대에서는 그 반대편에 서 있다. 대학입시의 복수합격생이 속칭 일류대학 공대를 포기하고 지방의 치대에 등록하는 현재의 치과대학 위상과 분위기에 미련이 남아있어 현 체제를 고수하자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현제도가 악의축도 아닌데 쓸데없는 개혁으로 잘 나가는 분위기만 단절시키는 꼴이 되는것은 아닌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