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 : 담론, 권력, 주체 <9>
주제철학 비판 (중)

  • 등록 2003.08.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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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사물’은 1)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에피스테메(episteme)의 변환을 그려 준다. 2) 그 과정에서 주체의 탄생과 죽음을 논한다. 1장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다룬다. 푸코는 이 그림을 분석함으로써 우리에게 오늘날 매우 익숙한 ‘선험적 주체’ 같은 것은 고전시대에는 없었다는 것을 논한다. 2장은 고전시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그 전단계로서 르네상스 시대의 에피스테메를 논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오늘날 우리가 ‘서구’라는 말을 듣고서 떠올리는 합리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친화, 조응, 유비, 동감/반감의 논리가 존재했다. 르네상스 시대는 ‘상징적 의미’가 지배한 시대였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르네상스적 사고가 저물어가던 시대의 풍경을 잘 보여준다. 3장은 고전시대 전반에 대한 논의이다. 봄과 읽음의 관계, 유사성을 통해 본 세계가 무너지는 과정, 언어의 위상 변화 등이 핵심적으로 논의된다. 푸코는 여기에서도 엄밀과학에서의 과학혁명이나 담론공간 하부에서의 경험주의적 담론들이 아니라 그 사이에 존재하는 ‘지식들’에 초점을 맞춘다. 4, 5, 6장은 고전시대의 지식들, 즉 일반문법, 자연사, 부의 분석이 상세하게 논의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고전시대에는 아직 ‘人間(Homme)’이라고 하는 존재는 없었음을 논증한다. 7장부터는 2부이다. 7장은 19세기가 되면서 고전시대의 에피스테메가 무너지고 새롭게 등장한 근대적인 에피스테메를 그린다.(3장과 대칭) 칸트에 의한 ‘선험적 주체’의 등장, 역사적 시각의 형성과 헤겔로부터 베르그송에 이르는 거대 서사의 전개, 근대 문학의 등장, 기호논리학과 해석학의 대립 등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8장에서는 자연사/박물학에서 ‘생물학’으로의 변환, 부의 분석에서 정치경제학으로의 변환, 일반문법에서 비교언어학으로의 변환을 다룬다. 이제 모든 담론이 말하고, 일하고, 생명체로서 살아가는 인간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9장은 칸트 이래 실존주의에 이르기까지 전개된 서구의 ‘주체철학’을 다룬다. 푸코는 여기에서 ‘유한성’의 문제를 다루며, 이 문제가 어떻게 경험적인 것과 선험적인 것, 코기토와 비사유, 시원의 후퇴와 회귀로 변주되는가를 분석한다. 『돈키호테』는 최초의 근대적 문학 작품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서는 동일성과 차이라는 잔혹한 이성이 기호와 유사성을 쉴새없이 비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요, 언어가 사물과의 오래된 근친 관계를 청산하고 이 고독한 지루함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종전의 언어는 훗날 문학으로서만 다시 등장하게 되기 때문이요, 이 작품 자체가 유사성이 비이성이나 공상으로 간주되기 시작하는 그러한 시대에로의 진입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말과 사물’ <1200호에 계속> 철학아카데미 02)722-2871 www.acaphilo.co.kr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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