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한국내의 싱가포르

  • 등록 2003.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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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진 <본지 집필위원>

주위에서 싱가포르에 갔다 온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아직도 가보고 싶은 나라 중에 단연 싱가포르가 생각난다.
학회도 많이 열렸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이면서도 유독 기회가 주어지질 않았다. 때문에 싱가포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갔다가 온 사람들을 통해 얻어들은 단편적인 지식들과 신문지상을 통해 얻은 것들 뿐이라서 땅도 서울보다도 작고, 인구도 한국의 제법 큰 도시만도 못하지만, 너무 깨끗하고, 휴지만 잘 못 버려도, 담배꽁초만 잘못 버려도 벌금이 엄청나고 정치, 경제, 사회 등이 모두 안정되어 있지만 리콴유 수상의 아들이 다시 유력한 수상 후보로 신문에 나도 별로 거부감이 없고, 어찌 보면 너무 절제된 사회라서 재미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요즈음들어 부쩍 더욱 가보고 싶은 나라로 다가오는 것은 샴쌍둥이 수술하는 사진들이 미국에서나 하는 줄 알았더니 어느 사이 한국의 환자가 싱가포르에서 수술을 하게 되고, 한술 더 떠서 요즈음은 스위스에 있는 돈들이, 큰 손들이 앞 다투어 싱가포르로 몰린다니, 요즈음의 우리 주변의 상황들을 돌아보면 너무 부럽고, 더더욱 가보고 싶게 만든다.
중계무역항으로 시작해서 좀 어렵다 싶더니,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외롭게 외치는 과학자를 우대해달라는 외침에 대한 모범답안을 보이더니, 정보산업도 이미 졸업하고, 생명공학과 선진의료기술이 어우러져 자세한 실상은 모르겠지만 한국 의사들의 자존심을 구겨 놓은 느낌을 주더니 그 짧은 기간에 또 한국으로 모두 끌어와도 시원찮을 큰손들로 좁은 나라가 북적거리게 한다니 참으로 우리에게 현재와 또한 상당 기간 앞으로 주어질 문제들의 답이 이미 모두 노출된 것 같은 생각에 안도감이 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려진 문제들을 풀어가는 사이 어디쯤 가 있으려나 일말의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반드시 국내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알 수 있는 유명인사가 미국에서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왔다는 기사들이 남의 일만은 아닌지, 아직도 주위에서 간간히 일본이다 미국이다 누구에게서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치과치료를, 임프란트를 하고 왔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서 간간히 보이는 것을 보면, 같은 직업을 가진 국내의 많지도 않은 동업자끼리도 유리알처럼 알 수 없는 유명도(?)를 어떻게 하면 머나먼 외국의 그 많은 의사들 중에서 pinpoint처럼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나 제법 긴 기간 동안 식지 않는 우리 주변의 열기와 끈기를 보면서, 10년 전과 5년 전과 오늘의 우리를 돌아보면서 요즈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밝지 못한 단상들에서 그래도 우리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보인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의 상대적인 얇은 다행에서 안주하지 않고, 우리 자신들이 한국내의 싱가포르가 돼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구심점이 되고, 여기 저기서 유사한 구심점들이 분출되는 효시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며, 우리는 우리나라는 지금 싱가포르 역사의 어디쯤 와 있는지 짚어볼 때가 요즈음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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