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사방에서 울려 퍼지던 노래의 한 구절이다. 보릿고개가 있었고, 혼식을 장려하던 시절에는 쌀밥만 먹어도 잘 사는 것이었다. 이제는 해마다 쌀 소비량이 줄어서 묵은 쌀이 창고에 넘쳐난다고 걱정이다.
그러나 요즘 배불리 먹고 잘 살게 돼 행복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여기저기서 일가족 동반자살, 노동자의 분신자살 등 서민들의 힘겨운 싸움은 극에 달해 있다. 서민들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니 우리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라 역시 불황이다.
텔레비전을 켜면 뉴스 시작부터 정치인들의 비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잘 사게 해주겠다고 큰소리치던 의원님들은 수십억, 수백억, 수천억을 서로 받았네, 먹었네 하고 싸움질이다. 그러니 우리 서민들은 그 액수가 하도 커서 개념조차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이젠 잘 산다는 기본조건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다.
우리 민족은 우수한 민족이고 부지런한 민족이다. 지도자들이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그리고 국가의 장래를 조금만 생각하고 깨끗하고 헌신적인 정치를 한다면 나라가 이지경이 되지는 않을 거다. 제아무리 돈과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비리를 저질러도 백세를 넘기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한계인데 그런 기초적인 지혜도 없는 위정자들이 한심하다. 훌륭한 인재가 많고 창의력이 풍부하고 부지런한 국민들을 자산으로 가진 나라는 잘돼야 한다.
누구나 입만 벌리면 위기라고 떠들지만 모두가 남의 탓만 하는 형국이다. 우선 대통령이 덕이 있고 지도력이 있어서 훌륭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해 나라 살림을 맡기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국민들 하나하나도 비판만 하지 말고 각자 자신의 주변부터 둘러보고 또 자기들이 뽑은 지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젠 지구촌이란 말이 실감나게 먼 나라의 전쟁이 그대로 우리의 피부에 와 닿는 세상이 됐다. 더구나 한 나라 안에서는 나만 잘 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공동체가 이뤄질 때 우리는 행복의 작은 씨앗이라도 발견할 수 있다.
보리밥을 먹을 때는 쌀밥이 목표였고 연탄을 땔 때는 기름보일러가 부러웠다. 국민소득이 만 불을 넘는다고 행복할 줄 알았더니 옆집에서는 수십, 수백억을 그것도 불노소득으로,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돌아올 돈을 주무르며 휴지조각처럼 쓰고 있었다니 우리는 모두가 허탈하다.
그러므로 잘 산다는 것은 물질로서는 한계를 지을 수 없다. 각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원칙대로 살려고 노력해 이룬 결과 앞에서 웃음 지을 수 있을 때 같이 축복해 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진정 우리를 잘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오도록 특히 위정자들이 앞장서 다함께 지혜와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