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 김석균 본지 집필위원/19 그리고 80

  • 등록 2004.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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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박정자씨가 이번주에 대학로 한 극장에서 ‘19 그리고 80’이라는 연극 공연을 시작한다.
우리시대 연극을 대표하는 그녀는 성실한 삶과 열정적인 연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작년 이맘때 만난 그녀는 꽤나 심각해 있었다.


60의 나이에 우울증에 빠졌던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고 6개월간의 정신과 치료끝에 그 어려운 터널을 빠져 나왔던 것이다.
다시 연극을 할 수 있다던 그녀가 택한 ‘19 그리고 80’이라는 공연이 성공을 거두면서 여러가지 화제를 뿌렸었다.


19세의 젊은 청년과 80세 노파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린 이 연극은 실제나이 19세의 연극배우 발탁, 극중 박정자씨가 직접 물구나무를 서다가 고개를 다치는 사건 그리고 ‘정미소"라는 허물어진 벽돌집 극장 안으로 겨울의 찬 바람이 휘감기는 추운 객석이었지만 단단한 줄거리와 노련한 연기가 어우러져 연극가의 화제가 됐다.


필자가 최근 들은 바로는 앞으로 본인 나이 80이 될 때까지 ‘19 그리고 80’을 매년 1월, 2월에 정기공연을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19세의 청년 배우는 매년 바꾸겠다고 했다.
앞으로 19년을 더해서 20명의 상대 청년 배우를 만들겠단다.


또한 이 공연을 박정자씨의 대표 연극으로 정하고 매년 관객을 미리 예약을 받아 고정관객을 확보하고, 해가 갈수록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연극이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면 우리나라의 가장 장기적으로 성공한 무대를 만들 수 있겠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유명해지는 연극인, 해가 갈수록 더욱 유명해지는 연극, 배우가 노인이 될수록 더욱 많아지는 관객, 나이가 들수록 더욱 유명해지는 치과의사, 해가 갈수록 더욱 유명해지는 치과, 치과의사가 노인이 될수록 더욱 많아지는 환자.

 

이런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요즘 같은 혼돈 속에 뚜렷한 방향을 갖고 인생을 걸고 할 만한 일이 있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 같다.
새해를 맞으면서 모든 이들이 새로운 각오로 계획을 짜지만 그것이 오래가지 않는 것은 깊은 성찰과 오랜 각고 끝에 나오는 계획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차라리 올해 1년을 준비해 내년의 계획을 짜는 것이 긴 인생의 일정에서 더욱 값어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보다 준비하는 해로 만들고 싶은 본인의 심정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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