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에너지를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 병오년이 밝았지만 민생·정책 현안을 위한 치과계의 만만치 않은 도전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초저수가 프레임’이 고착화 되고 높은 인건비, 임대료, 고환율 등 새로운 ‘3고(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치과계가 적기에 역량을 발휘하지 않으면 개원가의 민생을 아우르는 주요 의제들 역시 고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책 전문가들의 우려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 허용 여부와 의사인력 수급추계 등을 놓고 촉발된 의정 갈등, 또 오는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그 밖의 현안이 좀처럼 소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과계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오는 3월 10일 제34대 치협 회장단 선거를 앞둔 치과계로서는 올해를 ‘크리티컬 타임’으로 설정해 놓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정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 치과계 민의 담은 의제 각인 절실
우선 지난 2023년 말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을 마무리하며 숨고르기를 했다. 현재 광주, 대구, 부산, 충남(이상 가나다 순) 등 4개 지역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지역 선정에 관한 공모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면서 사실상 공식화 됐다.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정부가 상반기에 평가기준안을 마련한 다음 하반기에 공모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 선정과 더불어 향후 설립 예산 확보를 비롯한 법안 통과 후속 조치 역시 절실하다는 게 치과계의 중론이다.
오는 3월 시행 예정인 ‘돌봄통합지원법’ 역시 치과계로서는 미지의 영역이다. 고령자·취약계층의 구강건강 관리가 제도 설계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기반으로 방문치과진료와 노인·장애인 대상 구강관리 서비스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치과계로서는 돌봄 영역에서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보험 적용 확대 및 현실화와 같은 회원들의 ‘민생’과 관련된 현안 역시 시급한 사안으로 거론된다. 이는 치협 제74차 대의원총회에서 가장 많은 지부의 민심이 쏠린 의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사항이다. 지난해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123대 국정과제에도 명시되며, 명실공히 새 정부에서 추진할 핵심 과제로 이름을 올린 만큼 올해가 정책 반영의 최적기라는 기대가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시급한 현안들이 의정, 여야 갈등의 양상 속에서 표류할 경우 진퇴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 치과계가 내놓은 정책의 선명성에도 불구하고, 소구력 자체가 희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6·3 지선, 의정·여야 갈등 ‘최대 변수’
산적한 민생 현안을 입법으로 풀어내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일단 주무 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설정하는 관심사에서 멀어져 후순위로 밀리는 보건의료 현안의 경우 상당 부분 추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치과계로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의기법 개정안)이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남인순·최보윤 의원이 공동 대표 발의한 의기법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따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치과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의료행위의 본질적 책임 구조를 훼손하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는 만큼 향후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논의 과정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또 치과의사 등이 면허 신고를 할 때 해당 업무를 위탁받은 중앙회가 수수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김 윤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추진 여부도 눈여겨 볼만한 국회 차원의 새해 움직임이다.
아울러 치과 개원가의 최대 숙원인 불법 의료 광고 척결과 관련 ‘비급여 진료비용 의료광고 표시 금지’ 등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나 ‘의료인 면허취소법’의 조속한 개정 역시 치과계가 올 한 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난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