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사람은 한해가 지나면 싫든 좋든 누구나 한 살을 먹게 되어, 태어나서 30년이 지나면 30세, 60년이 지나면 60세가 된다. ‘나이가 들어감 또는 노화’라는 뜻은 시간에 따라 서서히 신체의 구조가 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화란 무엇인지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전문가들도 서로 다르게 말하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통상 많이 사용되는 노화는 성숙한 다음부터를 지칭하며 시간이 갈수록 비가역적으로 나빠져 사망 확률이 높아지는 과정을 말한다. 노화를 생물학적 기전으로 설명하면 우선 세포 수준에서 분화와 증식이 줄어들어 특정 분자들의 구조가 바뀌고, 일련의 반응 경로가 변화한다. 장기 및 기관 시스템의 항상성이 저하되며, 이로 인해 외부 스트레스, 질병, 사망에 대한 감수성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남녀를 막론하고 유전, 환경, 생활 양식, 영양 섭취 등이 노화에 영향을 미쳐 생활습관 및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위축시킨다. 노화는 조직 기관별로 뇌와 폐는 20세부터, 근육 30세, 뼈와 유방 35세, 눈과 치아 40세, 신장과 머리털 50세, 청각과 대·소장은 55세, 방광과 음성 65세, 간장 70세에 시작하지
우리는 살면서 개개인이나 조직이나 한 국가가 한 단계 도움닫기 하기 위해서는 언제부터 할지에 대해 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하다못해 금연을 해도 당장 말이 나온 김에 끊기보다 4월 1일부터 한다든지 하는 기점을 잡는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그 출발 선상에 올려놓고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우리 치과계에 있어 또 한번의 도약을 향한 출발선 상에 놓을 수 있는 해가 아닌가 한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치의학이 들어온지 100주년인 해이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 걸음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향후 100년의 치과계를 위해 도약의 발판을 다질 시점이 바로 올해라는 것이다. 향후 100년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나 위대한 플랜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일단 뿌리부터 견실히 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100년은 아마도 이미 흘러간 100년과는 달리 상상조차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세상이 바뀌어 나갈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과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이래 불과 30년도 안돼 우리는 AI라는 거대한 폭풍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AI시대가 본격화 되다보니 앞으
보통 인사를 할 때 큰 의미 없이 ‘잘 지내니?’ ‘요즘 어때?’ 또는 조금 길게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묻는다. 그러면 ‘그냥 그래’ ‘그저 그래’ 또는 ‘매일 똑같지 뭐’라고 답한다. ‘넌 어때?’라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요즘 난 진짜 어떻게 지내고 있지? 라고 되묻고 싶기도 했다. 삶의 의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 스스로에게 무엇인가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삶은 곧 詩]라는 제목으로 밴드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편씩 쓰기로 했던 일이나, 지내면서 그 날 보고 느꼈던 것을 편하게 글로 옮겼다. 처음엔 시의 형식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는데 글이 길어지면서 수필이 되고 말았다. 이 글을 쓴 지 꼭 1년이 되었다 365개여야 하는데 401개가 되었다. 하루에 두 개 쓴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느끼면 썼으니까. ‘그저 그래’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최근 몇 년간 한 일도 많다. 2023년 ‘양악수술’ 책을 썼고, 2024년에는 ‘달인이 될 수 있는 발치기법 2판’이라는 일본책을 번역했다. 1판이 잘 팔렸나 보다. 2판에 우리 실정과 맞지 않는 일본 이야기가 너무 많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동료 선후배와 만나서 점심을 먹는 모임이 있다. 식사하면서 치과의사의 자조적인 넋두리를 한 적이 있는데, 선배가 치과의사는 나이 먹고 힘빠지면 편하게 진료하면서 수입을 창출하는 여건이 부족하다면서 의사나 한의사는 고령에도 요양병원에 가서 진료하며 노후를 나름대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만 치과의사는 쓸모가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안정적인 삶의 방법을 고려한 생각이라고 공감을 한다. 지금처럼 치과의사 수가 난립을 하면서 치열한 경쟁사회에 임플란트 25만원을 표방하는 저수가로 다가올 미래를 지킬 방안이 없는 작금의 현실을 한탄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작년에 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인구의 20% 이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예측을 했기에 지금은 확실히 초고령사회로 본다. 주변에서도 노인 인구의 증가로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각종 연금을 개선하지 않으면 젊은층의 미래에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각종 대책을 호소하고, 복지혜택의 상한선을 제한하는 노인 인구의 기준선을 70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튼 노인 연령의 증가로 치의들의
진보정당 민주당이 미국 대선에서 참패하고, 79세의 공화당 트럼프가 새 바람을 타고 거짓말처럼 승리하였다. 정의와 개척정신으로 무장하고, ‘거짓말쟁이!’ 한마디에 목숨 걸고 결투를 하던 퓨리턴 미국인들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경제적 위기에 몰린 저학력 저소득의 백인들에 더하여, 속으로는 부끄러우면서도 지지했다는(Shy Trump) 지식인들의 이기주의가 가세한 탓이며, 심지어 민주주의의 장점이자 약점이라는 선거제도 자체를 탓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노골적으로 “너 죽고 나 살자(America First)”라며, 벌거벗은 포식자를 자처하는 인물을 지도자로 선택한 배경에는,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PC)에 식상한 국민과, 그 점을 꼭 찍어 선동-공격하여 증오 부풀리기에 성공한, 트럼프의 덮어씌우기 선거 전략이 있었다. 공화당이 이겼다기보다 민주당의 오만과 지나침이 패배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의 주장은 말 그대로 바르고 이상적이다(correct & ideal). 2010년경부터 미국에는 인종 성별 성정체성 등에 따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진보적 가치가 화두였다. 가치를 설명하는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Diversity, Equity, In
치과의사가 되기 전에 연구원 생활을 잠시 하였다. 처음에 발령받은 부서는 새로운 제품이나 원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다른 팀에서 연구한 결과물을 평가하는 일을 주로 맡았다. 제법 큰 회사였기에 평가가 필요한 신제품이나 원료도입을 위해 의뢰되는 시료는 몹시 많았다. 그럼에도 팀장님은 그 외에도 고유 연구 프로젝트를 추가해야 한다고 고집하셨다. 업무 특성상 일과 시간엔 대인업무를 하고, 데이터 정리와 보고서 작성 그리고 다음실험 계획을 위해서는 일과 후에 남아서 일을 해야 했다. 거기에 추가 프로젝트를 하려면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 하는 셈이어서 거부감이 들었다. 진로를 전향한 데에는 야근이 싫어서도 있다. 진료시간 끝나고 환자가 없는 때 남아서 일할 일은 없겠지라는 계산도 조금 들어있었는데, 개원의가 되고 보니 오산이었다. 게다가 퇴근 후에 개인적인 일을 미루고 자발적으로 회무를 하러 가는 요즘을 보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사회 경험이 길어지며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또 있다. 우리가 도시에서만 살아보면 수도나 전기, 가스, 대중교통 등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인프라의 편리함에 대해 생각할 기회조차 없다. 어릴 적 우리 할아버지 댁은 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세종대왕(1397~1450)께서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자인 훈민정음을 창제(1443 겨울)하셨다. 이듬해(1444.2.20)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崔萬理, ?~1445.10)를 대표로 여러 대신들이 훈민정음에 반대하는 연명상소를 올리며 극렬히 반대하였고, 최만리는 세종의 노여움을 사 의금부에 갇히기도 했다. 이때 세종은 해박한 음운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최만리 등의 무식을 꾸짖기도 하였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시 집현전 학사들의 도움 없이 세종이 홀로 훈민정음을 창제하였다는 유추를 가능하게 한다. 이후 세종이 집현전 학사들을 설득하였을 것이고, 권제, 정인지 등이 훈민정음을 사용해 『용비어천가』를 지어 올렸다(1445). 창제 3년 후(1446 음 9월) 『훈민정음 해례본』[정음(御製序文 및 例義)+해례(制字解, 初聲解, 中聲解, 終聲解, 合字解, 用字例 및 鄭麟趾 序文)]을 반포하고, 이와 관계된 일을 처리하는 언문청을 설치했다. 이듬해(1447) 수양대군이 훈민정음을 사용해 석가모니의 일대기와 설법을 담은 『석보상절』을 편찬했고, 이를 읽고 감명을 받은 부왕 세종은 석가모니의 공덕을 칭송한 노래인 『월인천강지곡』(1449)을 훈민정음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시간에 쫓겨 출근하고, 진료실에서 환자와 직원들과 실랑이를 하다가 지쳐 귀가하는 쳇바퀴 돌 듯, 무감각한 하루를 보낸다. 누구나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기를 바라며 더 큰 만족과 성공을 원하지만 늘 틀에 박혀 가슴 뛰는 일이 없다고 불평한다. 새해에도 행복하길 꿈꾸지만 새로운 활력과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삶 속에서 자아실현을 하거나 고민하는 사람 또한 그리 많지 않다. 2014년도 개봉한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정신과 의사인 프랑수아 를로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피터 첼섬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주인공인 헥터(꾸뻬)는 파리의 정신과 의사로 유능하고 인정받고 경제적으로도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매일 자신이 불행하다고 말하는 우울하고 불평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갖고 있고 큰 불행을 겪지 않는 사람들인데도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고민하게 된다. 어쩌면 자신도 불행한 사람일지도 모르고 이제는 자신이 환자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행복이 무엇이며 자신도 행복할 수 있는 ‘행복의 비밀’을 찾아 세계여행에
올해는 우리 치과계에 매우 뜻깊은 한 해이다. 우리나라에 서양 치의학이 들어온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창립기원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치의학사를 연구해 온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역사적 해석에 많은 논점을 불러일으켜 온 것은 사실이지만 2022년 제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1925년을 창립원년으로 결의한 만큼 더 이상의 논쟁은 일단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 치과계는 지난 100년 동안 서양 중심의 치의학에서 한국 실정에 맞는 치의학으로 발전해 왔고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상당히 빠른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는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해도 될 만큼 우리나라 치의학의 수준은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일본치하에서의 치의학 발전이 미미했다면 6.25전쟁을 겪고 난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경제속도에 발맞추어 우리나라 치의학 수준도 불과 70여년만에 세계 정상급에 올랐다는 것은 또 하나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치의학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치과산업 분야의 발빠른 발전 속도가 한몫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치과산업의 경우 과거 외국산 일색이었던 시절에서 점차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고
새해 병원에서 시무식이 있었다. 2025년 경영 목표가 작년에 이어 경청, 존중, 배려이다. 환자에 대한 것이다.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환자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판단하기에 이 3가지가 2년 연속될 만큼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지속 사업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나, 이 중 어느 것이 잘 되지 않아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의사파업의 여파로 병원의 입원율이 통상 95% 이상이었고, 때로 100%를 찍기도 했지만 환자를 제일 먼저 만나는 외래에서 환자를 존중하는 진료형태를 강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최고 경영목표나 운영전략이 수익 창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에너지원의 재창출이나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개선 등 환경에 순응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고, 지역 사회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소비자와 신뢰관계를 이어나가기를 원하는 것처럼, 병원에서 환자와의 유대관계를 견고히 이루기 위하여 경청, 존중, 배려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한치과협회의 올 한해 (경영)목표 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창립 100주년이어서 잘 해야 되는 것은 알겠는데, 추상적인 구호 말고, 향후 백년을 위한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갑진년 새해가 밝을 때만 해도 청룡의 희망을 얘기했는데 올해는 지난 연말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의 여파로 숙연한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을사년의 희망은 바라지 않는 분위기가 되었다. 물론 대통령 탄핵과 체포, 구속이라는 헌정사에 새로 맞닥뜨린 결과이기도 하지만 을사년이 갖는 의미가 남다른 이유도 분명 있을 법하다. 60갑자를 지나 120년 전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탈에 국권을 잃을 당시 을사늑약, 을사오적이라는 사람들 때문에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는 해였기에, 뱀의 해는 좋은 이미지가 없는 듯하다. 어찌 되었던 12간지의 동물 중에서 뱀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의 평가는 드물다. 다만 의료인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스큘라피우스는, 의료와 의술의 신인데 그가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에는 뱀이 감겨 있다. 뱀은 허물을 벗고 성장해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는 불사, 재생, 영생을 상징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이스큘라피우스의 지팡이는 의료, 의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 정도 선에서 뱀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올해는 협회 창립 100주년이라는 대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치과인들에게 을사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