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이재일]새로운 시대의 의학과 의료인

2005.08.22 00:00:00

최근 복제와 줄기세포가 우리의 의료 발전의 전기로 생각하는 사회적 흐름을 자주 접한다. 1950년대의 유전자의 발견에 이어지는 유전자 연구의 놀라운 성과와 함께 의학지식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1970년대부터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그것이 가지는 윤리적 의미에 대한 논쟁도 같이 시작되었다.


최근의 유전자 연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이 같은 연구 성과가 가지는 상업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선진국의 많은 유전자 연구 회사들의 상업적인 성공을 보면서, 우리는 유전자 연구가 과학의 발전뿐 아니라 경제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일인 것처럼 여기게 된다. 신문지상에서 새로운 연구 성과는 몇백억, 몇천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기사를 흔히 접하게 된다. 한 가지 연구 성과를 위해 엄청난 자금이 투여되어야하는 시대임은 분명하지만 과연 모든 가치를 돈으로 재는 시장논리를 앞세워 이루어지는 연구가 경제적인 성과를 넘어서 인류가 추구하는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가. 시장논리를 앞세울 때 간과되기 쉬운 윤리적 문제는 누가 통제할 것인가. 제도적인 규제만으로 의학연구가 가지는 무서운 잠재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최근 영리 의료법인의 설립과 의료시장 개방 그리고 영리목적의 의료보험제도(managed care)의 도입에 관한 이야기에서도 경제적인 이윤의 창출 없이 의료의 발전도 없다는 주장이 자주 들린다. 과연 그럴까? 소크박사가 1955년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후 특허출원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한 말이다. “당신은 태양을 특허 낼 수 있습니까?” 이것은 어떤 연구나 환자의 치료가 단순한 경제적인 고려가 아니라 보다 높은 윤리적 기준과 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성취라는 것이 경제적인 부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해가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중요한 것은 법적규제가 아니다. 사실 사회의 모든 분야의 발전 속도는 법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앞서나가고 있다. 그 이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전문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과 윤리의식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윤리의식은 개인의 책임으로 방치하기엔 너무 큰 것이고, 우리사회의 공통의 이익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제대로 된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 중에서 지식과 기술이 아닌 다른 더 중요한 면이 존재하며, 이 부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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