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월요칼럼]“카사노바”의 후예들

2006.04.17 00:00:00


바람을 잘 피고 난봉꾼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세기적이자 엽기적인 사람이 카사노바(Casanova)와 돈판(Don Juan)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카사노바와 돈판의 특징은 결코 여자를 돈을 주고 사거나 폭력이나 완력으로 여자를 유린하거나 성적관계를 가지지 않았다는 신사도(?)를 지녔다는 사실이다.


카사노바는 다른 사람들이 전혀 눈을 돌리지 않는 방향으로 눈을 돌려 개척자(?)적인 여성편력을 하였다고 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 카사노바는 진정한 난봉꾼으로 명명할 수가 있겠다.
거짓과 눌변과 다변과 위선으로 여성을 속여 편력을 끝내자마자 또 다른 대상을 향하여 달려드는 끝없는 가면의 행렬이 카사노바와 돈판의 세계관이자 가치관이자 여성관이다.
카사노바의 회고록에 의하면 그는 15살부터 45살에 이르기까지 약 30년간 100여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고 한다. 물론 유흥가에서 돈으로 산 여성은 결단코 카사노바의 여성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카사노바가 이 세상에서 이름을 날리기까지는 그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다. “나의 직업은 여성을 유혹하는 것이며, 그것이 또한 내 생활의 전부다”라고 공언하고 다닌 카사노바는 여성을 유혹하되 꼭 마음에 드는 여성만을 유혹한다는 것이다.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성적(性的)으로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는 뜻은 카사노바의 사전에는 없다.


카사노바는 회고록도 집필하고 술을 빼고는 잡기에 능하였다고 한다. ‘레닌그라드’의 ‘다쇼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의 초상화를 보게 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 ‘레닌그라드’를 여행하시는 분이 있다면 반드시 ‘다쇼프’ 미술관을 방문하여 카사노바의 초상을 보면 무슨 의아한 느낌이 올 것이다.


얼굴 전체의 모습은 추악한 얼굴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고, 피부는 올리브 빛깔로 알려져 있으며, 눈매는 날카롭고, 턱은 축 아래로 쳐진 그러면서도 키가 큰 사나이인데 일견 보는 인상은 속칭 고자와 같은 모습이라고 전한다.


그런데 왜 카사노바가 정력이 강한 사람으로 잘못 표현되었을까? 그것은 카사노바가 정력이 센 것이 아니라 타고난 여성심리학자처럼 여성의 심리를 잘 긁어주었다는 점이라고 한다. 카사노바의 특징은 한 여인만을 사랑하게 될까봐 두려워 여러명의 여성을 한꺼번에 유혹하는 습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카사노바가 점찍은 여성들은 첫째가 미인이 아니라는 점, 둘째가 중성에 가깝고 뚜렷하게 개성이 없는 여성을 선택한다는 점 즉, 보통 남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그러한 여성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카사노바는 한 여성의 완벽한 애인이나 남성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여러 여성들의 어정쩡한 연인이 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결국 카사노바에게는 다른 남성들처럼 ‘이상적인 여성상’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보기에는 카사노바가 ‘다른 남성들과 어딘가 모르게 좀 다른 면모가 있다’라는 느낌을 줄 수가 있었을 것이다. 이 다른 면모를 느끼게 해준 것이 카사노바가 여성을 편력하는데 성공한 비결이자 비장의 무기라고 한다.


카사노바가 손을 댄 가장 쉬운 여성의 대상이 남성으로부터 소박 받은 여성들이었다고 한다. 소박 받은 여성들이란 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카사노바에게는 더할 수 없는 접근의 제일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카사노바는 철저하게 심리학적으로 계산해서 여성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또 카사노바의 가장 큰 특징은 연극배우와 같은 쇼를 잘했다는 것이다. 구애를 할때는 항상 영원히 변치 않겠다는 사랑고백과 더불어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결혼을 맹세했다고 한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릴 때에는 의례히 여성의 치마로써 눈물을 닦곤 했다고 하니 연극배우치고 이를 능가할 배우가 또 있겠는가? 한마디로 여성에게 익숙한 몸짓과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차고 간드러진 언변 때문에 여자 앞에 무릎을 꿇은 순간 여성들은 속된말로 ‘뿅~’ 가고야 만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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