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최재갑]임프란트 문제 해결 노력을

2006.04.24 00:00:00

몇 주 전에 (가칭)대한레이저치의학회의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예년의 경우로 보아 이번 학술행사에도 참석자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대회장에 들어섰는데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을 보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레이저학회의 회원수가 갑자기 는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참석인원이 이렇게 많아졌을까? 이런 의문은 학술행사가 진행되면서 곧 풀렸다. 바로 임프란트 때문이었다.


요즈음 개원가에서 임프란트 시술에 레이저를 활용하는 것이 화제라고 한다. 레이저를 이용해서 연조직을 절개하는 경우 통증이 매우 적고, 출혈이나 조직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 술중이나 술후에 환자가 느끼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레이저의 이런 특징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임프란트 시술과 접목되면서 더 큰 관심을 끌게 된 것 같다.
아무튼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서 ‘모든 길은 임프란트로 통한다’라는 우리나라 치과계의 현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즈음 치과계의 화두는 단연 ‘임프란트’이다. 치과계에서 간행되는 대부분의 매체가 임프란트 관련 광고로 도배가 되다시피 한지가 오래되었고 보수교육 연제도 임프란트 관련 내용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임프란트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이제 바야흐로 ‘임프란트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임프란트가 우리나라 치과계의 발전에 기여한 바는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치과치료비의 개념을 바꿔놓았다. 이제 치과치료비가 수천만원 들었다는 얘기가 낯설지 않다. 치과병원의 대형화가 가능한 것도 임프란트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치과병원의 대형화는 치과치료의 전문화를 가져와서 이차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프란트의 도입은 무엇보다도 환자의 저작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임상치의학적인 의미가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임프란트가 우리나라 치과계에 좋은 결과만 가져다준 것은 결코 아니다. 임프란트 열풍으로 인해서 우리 치과계가 지나친 배금주의나 상업주의에 오염될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미 일부에서 그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치과의사가 임프란트 마력에 빠지게 되면 자칫 자연 치아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임프란트로 인한 또 하나의 부작용은 임상치의학의 왜곡과 학문 영역의 지나친 쏠림현상이다. 현재 우리나라 치과계의 우수 인력과 자본은 대부분 임프란트로 향하고 있으며, 임프란트 간판을 달지 않고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치료의학의 쇠락을 가져올 염려가 있으며, 이는 ‘Art and Science’로 이루어진 치의학에서 ‘Science’가 위축되고 ‘Art’만 비대해지는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임프란트와 관련된 문제점들 중에는 ‘임프란트 교육의 부실’도 있다. 현재 임프란트 교육은 치과대학에서 보다는 주로 사설의 연수회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연수회마다 교육방법이나 교육내용의 차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충분한 이론교육보다는 단기과정의 술기교육에 치중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충분한 기초지식을 갖추지 못한 부실한 임프란트 시술자를 배출하는 예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임프란트 교육의 부실은 필연적으로 임프란트와 관련된 의료분쟁의 급증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임프란트 술식이 치의학의 한 영역으로 건전히 발전하기 위해서는 임프란트 교육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하루속히 치과대학의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치과 의료계가 임프란트의 혜택만을 생각하지 말고 이상에서 언급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나라의 임상치의학이 진정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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