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월요칼럼]‘왕따 문화’의 반사회성(反社會性)

2006.04.24 00:00:00


‘왕따’가 사회적인 골칫거리 용어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왕따’를 시키려는 그룹과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는 개인 사이에 생기는 치열한 신경전은 차마 눈뜨고 못 볼 고통스러운 비인간적인 사회상의 한 형태다.


‘왕따’를 당한 어린 학생들이 자살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이 사회에서 일어난다. ‘왕따’는 비단 어린아이 뿐만 아니라 성인 조직사회에서도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다. 복잡한 사회상과 더불어 ‘왕따’의 문화도 복잡다단 해졌다.


심지어는 지식인 사회에서도 왕따가 횡횡한다. 똑똑하고 튀는 사람이 주로 ‘왕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왕따’는 교활한 사람이 머리를 굴려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자기의 질투감정과 시기심을 일으키게 하는 대상(對象)을 향하여 공동 대응하여 ‘왕따’ 시킴으로써 자기의 욕구를 충족하는 이른바 ‘악질문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왕따 시키기’는 인간성을 파괴하는 매우 야만적이고 저질적인 행위다. 한마디로 ‘왕따 만들기’ 사회는 무자비한 폭력사회라고 할 수 있다.
칼만 안 들었지 날 강도 같고 살인마 같은 행동양식을 하는 사람들이 ‘왕따’ 대상을 선택해서 ‘왕따’를 시키는 야만적인 주인공이다.


개인이 사물에 대하여 지니는 개성 있는 비판이나 표현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집단의 뜻에 침몰해야만 하는 ‘왕따’는 한마디로 반사회적 행위이자 반인륜적 야만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왕따’를 살펴보면 일견 재미삼아 ‘왕따 만들기’에 나서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집단 내에 존재하는 소수의 폭력패거리에 불안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는 다수의 ‘왕따 시키기’에 참여하는 조연급 주변 족들이 묵시적으로 동의를 표함으로써 표적이 된 ‘어떤 사람’에게 가해를 가하게 된다.


‘왕따’를 당하는 희생양이 고통을 당하고 느끼는 그 순간에 함께 왕따에 참여했던 ‘쓰레기 왕따족’들은 가학본능이 충족되고 정신병적 희열과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왕따족인 자기가 행여 왕따를 언젠가 당하지 않을까하는 피해망상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오히려 ‘왕따 만들기’에 보다 더 강하게 동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은 소수의 ‘왕따’ 주연급 폭력행위자의 눈에 벗어날까 두려워 오히려 보다 극렬한 ‘왕따’ 방조자가 되어 비인간적인 행위인 천하에 몹쓸 범법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한다.
권력의 세계에서도 이와 똑같은 행동양식이 벌어지기도 한다. 힘센 권력자가 누군가를 ‘왕따’ 시키거나 소외시키거나 국외자(局外者)로 만들고 싶은 경우 눈치만 주면 권력에 아부하는 아부꾼들이 주르르 몰려들어 ‘왕따’의 대상을 향해서 먼저 손을 본다.


과잉 충성한답시고 손을 더 크게 본다. 사회가 미개하고, 비민주적이며, 도덕적 해이가 심한 나라일수록 이러한 야만적인 행위가 횡횡하게 된다. 자기와 같은 이념이 아니면 ‘왕따’를 시켜 힘으로 짓누르고 스스로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의 날개가 성행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다.


‘왕따 만들기’는 나이 어린 청소년 집단에서만 생기는 일이 결코 아니다. 우리사회에는 언제부터인가 모든 사회의 계층을 불문하고 ‘왕따’가 생겨나서 소속사회의 순박한 구성원을 선택하여 괴롭힌다.
건전한 비판세력이나 또는 정의로운 일이 아닌 권력의 잘못된 모습을 행여 비판하기라도 하면 예외 없이 ‘왕따족’인 왕따 주인공과 왕따 조연들이 징벌하러 벌떼처럼 달려든다. 네티즌을 가장하기도 하며, 악의적 댓글도 달기 시작하며, 때로는 음모와 계획을 짜서 집단적인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


이것은 성숙된 어른 사회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왕따’ 정신이며 불량청소년 집단에서 보여지는 ‘왕따’와 하등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불량청소년 사이에서 벌어지는 ‘왕따’보다 더욱 잔인하며 저질적인 행각을 벌인다. 따라서 어른 사회에서 정의롭지 못한 ‘왕따’를 주도하는 사람이나 ‘왕따’를 방조하는 인간들은 한마디로 쓰레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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