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월요칼럼]카사노바·돈판의 공통점은 ‘열등감’과 ‘부정직’

2006.05.22 00:00:00


난봉꾼을 빗대어 말할 때 흔히 카사노바와 돈판이 세기의 대표주자로 등장한다. 카사노바와 돈판은 확실히 난봉꾼의 대명사다. 난봉꾼의 무기는 무엇보다 ‘거짓말’이며 이 거짓말을 통하여 난봉꾼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하고 끝을 내는 것이다.


카사노바의 거짓말은 성기능감퇴를 은폐하려는 수단이었다고 전해지지만 한 여자를 향해 무섭게 쫓기는 듯 추구하면서, 다른 여자에게 손을 뻗혀 자기의 정신적 결함을 충족시켰다고들 한다.
카사노바가 정사(情事)를 할 때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정사의 마지막이 아닐까하는 불안, 초조’가 그의 뇌리를 점령했을 것이라는 정신분석을 내놓은 정신과 의사가 많았다.
즉, 여성이 늙어지면 지니게 되는 폐경의 쓸쓸한 감정과 카사노바의 불안, 초조의 심리가 동일선상에 놓여있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사노바의 대선배였던 ‘돈판’은 어떤 인물이었으며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


돈판은 자기가 지닌 쾌락의 내용을 남들에게 말해주곤 했었는데 그것은 ‘여자를 속이는 일’ 즉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돈판은 항상 “나의 최대의 쾌락은 여자를 속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여자를 치욕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음으로써 쾌락을 느낀다”라고 표현했다고 하니, 카사노바나 돈판의 공통점은 ‘거짓말의 명수’로 단정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는 병적인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
돈판은 한 달 동안에 자그마치 6번이나 결혼을 한 적도 있었고, (물론 시대적으로 예식장에서 한 결혼식은 아니리라) 약혼은 16번 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레닌그라드 ‘다쇼프’미술관에 있는 ‘카사노바’의 초상화는 추악한 얼굴에 올리브 빛깔의 침침한 피부, 축 처진 아래 턱과 키다리에 고자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미술평론가는 말한다.


그러나 돈판의 초상화를 그린 ‘무릴로’란 화백은 돈판을 여성적인 예쁜 소녀와 같은 모습으로 화필(畵筆)을 터치하였다고 하니, 카사노바와 돈판의 외모는 정반대였음을 알 수가 있다.
‘돈판’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희곡이나 음악, 문학의 다양한 장르의 소재로 사용되어 표현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돈판의 유명한 엽색행각은 꽤나 이름이 나 있다. 공작부인을 유혹했고 들켜서 도망가다가 바다에서 조난(遭難)을 당하기도 했고, 바다에서 그를 구해준 어부의 딸을 농락한 후 그 어부의 말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했다. 또 친구의 옷을 빌려 친구로 가장하고 친구의 애인을 빼앗았으며, 시골에 놀러가서는 시골농부의 신부를 뺏기도 했다는 다양한 돈판의 이력에 범부들은 눈이 휘둥그레 놀라울 정도가 된다.


정신과의사들은 ‘돈판’이 성행위 자체에서 쾌락을 즐긴 것이 결코 아니고 여성 자체를 유혹하는 ‘과정’에서 쾌락을 찾았을 것이라고 평한다. 마치 낚시꾼이 고기를 잡고서 잡은 고기를 다시 강물에 놓아주는 것처럼 돈판의 속성은 권태와 증오의 반복이었을 것이라고 평자(評者)는 말한다.
그래서 돈판은 ‘일이 끝나고 나면 권태와 증오뿐만이 남는다’고 수없이 술회했다는 것이다.
돈판은 마치 어린애가 부모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다가 일단 부모가 장난감을 사주면 이내 망가뜨리고 내동댕이치고는 또 다른 장난감을 사달라고 보채는 행동양식과 유사하다.
‘카사노바’와 ‘돈판’의 공통점은 ‘거짓말쟁이’와 ‘성기능감퇴증 환자’ 아니면 ‘성불구자’였을 것이라는 평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도 이들의 비밀과 약점을 잘 아는 상대 여성을 신속히 떠나 계속 상대방을 자주 바꿔나간 이유 때문이다. 또한 공통점은 희대의 난봉꾼인 ‘거짓말쟁이’가 둘 다 ‘미치광이’ 족에 허덕거렸던 열등의식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 직업군이 어느 직업일까 생각해보니 역시 ‘카사노바’, ‘돈판’의 직업인 ‘난봉업’과 비슷한 직업은 한마디로 일부 ‘정치인’이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죄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전제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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