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양근]스승의 날 휴교 유감

2006.05.29 00:00:00

김양근 <본지 집필위원>


요 며칠 전 스승의 날 아침에 놀란 일 한가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우리 사회를 잘 보여 주는 일이 아닌 가 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월요일이고 해서 바쁜 마음에 출근하려다가 중학교 3학년인 큰 딸과 초등학생인 딸이 자기들 방에서 빈둥대길래 깜짝 놀라 학교 왜 안가냐고 물어 봤더니 스승의 날이어서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니 무슨 학교 책걸상의 날도 아니고 운동장의 날도 아닌 데 휴교를 한다니 예전 우리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아무리 고쳐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날 서울시내 학교중 약 70% 가까운 곳이 휴교를 결정했고 전국적으로도 열중 여섯 곳이 휴교를 했답니다.
선생님들은 가르침을 본질로 가지고 있는 직업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데 학교를 닫아 놓고 무얼 하자는 것인지.


노동의 날에는 노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노동자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고 새로운 의욕을 만들어 가는 자리가 의미가 있을 것이고, 어린이 날은 단순히 학교 가지 않고 하루를 대충 보낸다는 그런 휴일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일부러 스승의 날로 제정하여 스승에 대한 그 고마움을 기리고 스승에 대한 존경을 드리는 날조차 당사자들에 의해 무의미해져 버리는 이러한 현실속에서 자라날 우리의 후대들은 훗날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더더욱 놀라운 또 한가지는 그 이유가 촌지 때문이랍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뭐 보고도 놀란다고 촌지 무서워서 소중한 자신들의 권리와 의무, 어린 학생들의 권리를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무리 사회 전체가, 정치권이, 교육 상층부 관료들이 중심 없이 흔들린다 해도 현장의 일선 공무원들이나, 선생님들은 자기중심을 놓치지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이번 일로 해서 교총이나 전교조에서 특별한 성명이나 사과문이라도 발표하기나 했는지 궁금합니다.


모른척 꿀 먹은 벙어리마냥 넘어 가버리면 끝인가요?
그날만 피하고 다음날 모여서 회식들 많이 하신 줄 아는데 그건 또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날만 피하고 다음날 받은 촌지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 다음날 받은 촌지는 촌지가 아닙니까?


근본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쉬어야 할 정도로 사회의 문제가 된다면 이제까지 사회의 버팀목이신 교육계에선 무엇을 하셨는지요.
지금부터라도 최소한의 윤리지침을 잘 만들고 정리하여 정확하고 공정한 집행으로 촌지문제를 근본으로 해결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너무 느슨하고 편파적인 룰은 그 어떠한 조직이라도 그 룰에 의해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행위는 사회의 유지를 위해 엄격히 제한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룰이나 행위에 의해 누군가는 희생이 되어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조직을 이야기 할 때, 대부분은 안 그렇지만 몇몇 사람들 때문에 라는 말을 거의 대부분에서 합니다. 후에 그 이야기로 인해 생길 불미스런 일들을 미리 피할 요량이겠죠. 그리고 사실 몇몇만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까지도 그 조직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내년 스승의 날에는 아파트 사이에 있거나 동네 어귀에 있는 학교에서 감사의 노래와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