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황화섭]그대 떠난 빈 들에 나무를 심다

2006.06.19 00:00:00

황화섭 <본지 집필위원>


고령화 속도 세계 1위. 40대 남성 돌연사 세계 1위.
65세이상 인구가 10%를 넘었다.


미래 우리사회에 저출산 고령화가 핵폭탄같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젊은 치과의사의 돌연사! 주위의 잘 나가던 치과의사가 중환자실로 실려가고….
고령화와 돌연사, 어울리지 않지만 둘 다 우리사회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다.
‘비타민혁명’ 저자 좌용진, ‘Younger next Year’(매일경제신문사)
허나 여든이 넘은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환자를 보는 선배님으로부터 절제의 성공학과 가슴 두근거리는 삶의 비밀을 들으면서 조심스럽게 핸드피스에 힘을 준다.
(9988234: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이삼(23)일 안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란 얘기이다.)


금속성 소리 요란한 분주한 일상.
치과의사 10년이면 좁은 입안이 우주만큼 넓고 소중해 보일 수 있다.
치과의사들의 삶, 블랙홀인 듯 구강 안으로 빨려든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치과의사들이 구사하는 언어의 상당부분이 치과와 관련되어 있을 꺼다. 일상에의 매몰! 경계치 않으면 인생의 끝자락(길던 짧던)에서 땅을 치며 통곡을 할 수도 있다.
이제 두 시인의 언어를 보자.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날 가 보려고 벼르고 벼르다
이젠 다 자랐소’ (정지용)
‘찬 서리 이는 나뭇가지 사이를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 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김남주)
잠시 핸드피스를 놓고 일상을 비껴보자.


우리들의 별똥, 우리들의 홍시는 치과의원 어디에 처박혀 있는가? 먼지를 뽀얗게 덮어 쓴 채로….
러시아 문호 솔제니친은 ‘우리들의 일상은 굽이굽이 돌 때마다 쓰레기 버리듯 꿈을 내팽개치게 한다’고 갈파했다. 일상과 꿈꾸는 삶의 긴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어가 거센 물살을 거슬러야 고향으로 갈 수 있듯 우리네 삶도 일상을 거슬러야 꿈 꾸는 삶으로 갈 수 있다.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일상은 좌뇌의 영역이고 꿈은 우뇌의 영역이다. 뇌사진 촬영 실험을 해 보면 이성(일상) 쪽에 자극을 주면 좌뇌의 뇌세포가 분주히 활동하고 감성(꿈) 쪽에 자극을 주면 우뇌의 뇌세포가 열심히 활동한단다.


좌뇌가 지나치게 발달한 전문직종 사람들은 우뇌를 자극하는 감성 훈련을 통해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저: 다니엘 핑크)
나는 진정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떤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것을 갖고 싶은가? 가끔씩 우뇌를 자극하는 연습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어 진정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자. 그러면 일상에 짓눌려 기도 펴지 못하던 잠재의식은 우리에게 엄청난 가능성의 세계를 보여줄지도 모른다. 자칫 작은 성공의 덫에 걸려 안전지대를 고집하다 삶의 진짜 보물을 놓칠지도 모른다. 소위 고소득 전문직종인 우리 치과의사들 삶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인 시간과 재정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forcep이 우리의 시간을 갉아먹고 손가락만 짤려도 금방 재정의 위협을 받는다.


생의 끝자락에 우리는 무엇을 유산으로 남길건가 유산은 그 사람의 살아있는동안의 꿈의 합이다. 남은 사람에게 그꿈은 그리움이 된다. 아름다운 유산, 노동의 건강함을 노래하다 간 낭만적 전사가 있었다. 공부(노동)는 5일만 하고 2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놀아야 한다 노래하며 아들 이름을 ‘토일"로 지어놓고 이세상 소풍온듯 살다간 시인, 그가 떠난 빈 자리엔 온갖 종류의 나무들로 무성하다. 그가 그리울때마다 남은 자들은 눈물대신 나무를 심는다. 봄 여름 할것 없이. 먼훗날 우리가 떠난 빈자리에는 몇 그루의 나무가 심겨질까. 환자들에게 치이고 세상에 치여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우리들의 아름다운 꿈을 유산으로 남겨주자. 주5일 근무한지 5년이 넘었다.아이들이 일곱인데 토요일은 아빠하고 놀자 했더니 “안돼요 공부해야 돼요”한다.
일상의 무서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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