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행정…치과계 저력 보이자

2007.03.29 00:00:00

3·21 범의료계 궐기대회는 사상 유래없는 의료계 대연합 궐기대회였다는 점에 우선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치과의사들 만해도 1만3000여 개원의 2명당 1명 정도인 7000여명이 참가했을 정도니 단일 행사에 이처럼 많은 치과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처음이다. 여기에 의사들과 한의사, 간호조무사까지 합쳐 약 7만여명이 참가했다. 엄청난 수의 의료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을 철폐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동안 수많은 정책부실 문제로 고충을 받아왔어도 항의공문과 항의방문 정도로 대응을 해 오던 치과계다. 그러나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문제가 너무 심각했다. 전부 개정하면서 의료계의 합리적인 주장을 제대로 담지 않았다. 이에 의사단체나 한의사 단체나 서로 추구하는 바가 약간씩 달라도 의료법 전면 재논의에는 모두가 찬성하고 있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논의와 과정상의 오만함이 빚은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도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3·21 궐기대회 바로 전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구강보건팀 폐지에 도장을 찍었다. 의료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파악조차 하지 않으면서 보복부터 하고 나선 것이다. 아직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참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치과계가 감히 복지부에 대들었어. 뜨거운 맛을 봐라’는 식이다. 도대체 이 나라 보건복지를 담당하는 수장이 어떻게 그런 유아적인 치졸한 발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구강보건팀이 어디 치과계만을 위한 행정부서란 말인가. 지난 1998년에 이 부서가 부활할 때 치과계만의 부서가 생겨서 환호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구강보건을 담당할 부서가 생긴 것에 환영했던 것이다. 보건복지행정 수장이 뭔가 큰 착각을 한 것 같다. 이 부서는 치과계가 졸라서 만들어야 하는 부서가 아니라 먼저 알아서 만들었어야 했던 부서다.


그런 부서를 아직도 치과계만을 위한 부서 정도로 생각하고 폐지에 도장을 찍다니 참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쌍하다. 이정도의 수장들이 이 나라 행정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어찌 의료계가 들고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미 당국의 실체는 다 드러났다. 당국은 구강보건팀 해체뿐 아니라 광중합 레진 급여화, 임프란트 수술 급여화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가 기회라고 한다. 이번 과천벌 궐기대회 때 보여준 7000여 치과의사들의 함성이 하나로 뭉칠 때 당국의 치졸한 보복성 행정도 저지할 수 있다고 본다. 모처럼 치과계가 하나됨을 경험했다. 그 저력을 승화시켜 치협이 사태해결을 해 나가는데 큰 힘으로 작용시킨다면 부실행정, 부실정책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당국은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의 잘못된 점을 시인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태해결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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