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신원확인 안산시 개원가 “가슴 먹먹 목이 메인다”

2014.05.27 16:39:41

학생들 치료했던 원장·스탭들 슬픔 더해,안산분회 5천만원 기금조성 단원고 지원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여가 지나고 있지만,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안산시는 여전히 도시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다. 안산시치과의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더욱이 최근 치과로 희생자들의 신원확인 요청이 많아져 가슴이 더욱 아프다.

두달 전만 해도 수학여행을 간다고 설레던 학생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희생자들을 치료했던 원장과 스탭들의 슬픔은 더하다.

# 학생들과 추억 감정조절 힘들어
안산에 개원하고 있는 Y치과 H원장은 “최근까지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해 문의를 받은 단원고 학생만 10명에 이른다”며 “교정치료가 진행중인 학생, 치료가 거의 완료된 학생, 이제 치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학생 등 진료기록만 봐도 떠오르는 학생들과의 추억들로 목이 메인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H원장에 따르면 희생자의 신원확인이 있은 날은 원장뿐만 아니라 스탭들도 그렇고 한동안 진료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정조절이 힘들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희생된 학생을 편하게 보내주고 싶다는 부모님의 요청으로 장례식장까지 가서 구강내 장착된 브라켓을 제거해 주기도 했다.

안산시치과의사회(회장 하상윤·이하 안산분회)도 최근 이사회를 통해 지역사회가 겪고 있는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5000만원의 기금을 조성, 단원고등학교에 필요한 기자재 등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특히 안산분회는 예정된 춘계 골프대회 등 분회행사도 취소했다.


# “단원고 살리자” 한마음

하상윤 안산분회 회장은 “최근 세월호 사고 이후 가장 큰 슬픔에 빠진 단원고등학교가 전학을 고려하고 있는 재학생들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이 컸다”며 “이에 무엇보다 단원고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우선적으로 조성되는 기금은 학교에 지원하는데 사용토록 이사회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히 하 회장은 “단원고등학교를 살리는 것이 안산을 살리고, 깊은 상흔을 치유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 임원이 한마음으로 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가고 싶지 않은 학교가 아닌, 가고 싶은 명문 학교로 만드는데 치과의사들도 일조해 나가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사고 이틀 뒤인 4월 18일에도 안산분회는 단원고에 치약과 칫솔 등 구강용품과 각종 생활용품을 남몰래 전하기도 했다.  
하 회장은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흙 묻은 야구공과 ‘아빠는 16년 5개월간 네가 있어 행복했다’는 문구를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했다.


#
지역아픔 함께하는 것 당연
하 회장은 끝으로 “치과의사 이전에 안산시민으로서 지역의 아픔을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시는 이 땅에 세월호 사고가 생겨나지 않길 바라며, 희생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한편 치협도 지난달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2억원을 전달한 바 있으며,  경기지부(회장 정 진)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나누는 성금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신경철 기자 skc0581@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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