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들을 힘들게 하지 마세요

2014.06.03 13:39:33

월요시론

7월 1일부터 시행예정인 임플란트 급여 수가가 최종 확정 되었습니다. 행위 수가와 재료대를 합하여 약 120만원 정도에서 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벌써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주변의 덤핑치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70만원대에 임플란트 치료를 시행 했는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은 기회는 왔다고 하시며 보험 임플란트 2개 하시면 비보험 임플란트 한 개를 무료로 해 주겠다는 참 희한한 마케팅 수법을 발견해 내셨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러다가는 보험수가보다 일반 수가가 낮게 형성되는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의 수가를 받아 내기 위해서 치협 보험 부회장님을 위시한 관련 되시는 분들은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싶습니다. 제가 건정심 위원이라 하더라도 당연히 인터넷과 실제 치과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100만원 미만의 진료 수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분들이 치과에서 손해 보면서 진료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분들을 탓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여전히 일반 임플란트 수가가 보험 수가 보다 낮게 이루어진다면, 현재의 임플란트 보험수가가 생각보다 국가 의료재정의 균형에 해를 줄만큼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 정부는 당연히 보험 수가를 하향 시킬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양심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100만원 미만의 임플란트 수가를 받고 어떻게 책임 있는 진료가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제 양심과 제 노력의 대가로서는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앞으로 치과계로 진출하게 되는 후배들, 현재 저와 함께 치과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을 생각한다면 서로간에 미안한 행동은 자제 하였으면 합니다. 그 분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우리 식구들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뿐 아니라 전세계인의 구강 보건 향상을 위하여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생사고락을 함께 하여야만 하는 식구들인 것입니다. 세상에 본인의 식구들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분들은 비정상적인 소수를 빼고는 없다고 봅니다. 별 이득도 없이 욕 먹어 가며 치협에서 일하는 분들, 신규 개원을 하고 은행 빚을 어떻게 갚나 하루하루 CCTV를 바라보고 있는 후배 치과의사들, 막연한 추측으로 본인 앞날의 불안함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치과대학 학생들, 공직에서 연구, 진료하며 본인의 열정이 정당한 대접을 받기를 기원하는 많은 분들. 이들은 우리가 함께 안고 나아가야 할, 절대로 낙오 시킬 수 없는 우리 사랑스런 식구들 입니다. 제발 집에서 함께하는 분들만이 식구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만일 위의 많은 분들이 본인의 식구들임을 부정하고 혼자만이 살 길을 찾을 때 본인의 가정에 있는 식구들이 불행 속에 살고 있음을 자신도 모르게 확인하게 되는 날이 머지않아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 치과계가 한 식구임을 인정하고 자존심을 유지하며 우리를 믿고 찾아오시는 환자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료를 할 때 우리는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우리 식구들을 힘들게 하지 마세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현중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구강외과 교수

윤현중 가톨릭대 구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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