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닦기 챔피언 뽑는 나라는?

2014.10.28 15:29:55

대만치협 주최, 초등생 대상 이닦기 경진대회

300명이 넘는 초등학생이 너른 시청청사의 로비에 모여서 잇솔질과 치실질을 한다. 심사를 맡은 치과의사들은 눈을 번뜩이며 학생들의 잇솔질, 치실질을 관찰하면서 채점표에 채점을 해나간다. 한 조 당 10명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이래봬도 해당 지역의 예선을 거쳐서 올라온 지역대표 ‘잇솔질 선수들’이다. 

대만치과의사협회가 주최하는 ‘대만 초등학교 이닦기 경진대회’가 화제다. 원어 행사명은 ‘潔牙比賽’. 청결한 치아 경진 잔치라는 의미이다. 이 이야기는 제8회 아시아학생구강보건학술대회(Asian Conference of Oral Health Promotion for School Children · ACOHPSC) 조직위원회에 참석한 박덕영 교수(강릉원주치대 예방치학교실)가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박 교수는 지난달 FDI 공중보건위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대만 이닦기 경진대회의 방식은 이렇다. 4월부터 2개의 직할시와 22개의 현(縣)·시(市) 등 총 24개의 지역에서 이닦기 챔피언을 뽑는다. 재밌는 것은 개인전이 아니라 10명의 팀을 구성, 단체전으로 진행해 경쟁과 동시에 협력을 가르친다. 

이런 과정으로 뽑힌 각 지역의 대표선수들은 타이페이 시 청사에 모여 잇솔질과 치실질로 일합을 겨룬다. 1단계는 구강건강지식에 대한 필답시험. 더 재밌는 건 시험지 옆에 치아에 잘 달라붙는 과자와 소량의 물을 두고 먹게 해, 참가 전 세정을 하는 등의 편법을 ‘무력화’한다. 

2단계는 본격적인 이닦기 평가. 학생들은 잇솔질 5분, 치실질 6분 등 총 11분 동안 이닦기를 진행하는데 심사위원인 치과의사가 일대일로 꼼꼼히 관찰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수행하는지를 평가한다. 마지막 단계는 착색 후 평가. 면봉착색 후 입을 헹구고, 이 닦은 학생들의 세균막지수를 평가하는데, 인접접촉면 하방까지 탐침으로 꼼꼼히 탐지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 경진방식도 공정하고 합리적 
시상도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인 1조의 각 팀에서 최고점수자에게 상을 주고, 필답고사, 잇솔질, 치실질, 세균막점수 등 각 항목의 탑10을 선정하고, 마지막으로 단체전 1,2,3위를 시상하는 방식이다. 많은 학생들을 시상함으로써 동기 유발하려는 주최 측의 세심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993년 처음 시행된 이 대회는 대만 국민들의 구강보건 향상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황마오솬 대만 치협 구강위생이사는 “처음 시행되던 해부터 점차 경진방식을 세밀화하고 합리화하여 왔다”고 말했다. 

결선 현장에는 타이페이시의 치과의사는 물론 공정한 경진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십여명의 치과의사들이 심사자 또는 진행지원요원으로 참석하며, 국회의원과 타이페이시 보건책임자 등이 시상에 참여한다.

박덕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건치아동을 선발하는 데 반해 대만은 이닦기 챔피언을 뽑는 게 훨씬 바람직해 보였다”며 “공정하게 뽑는 방식도 그렇지만, 학교 구강보건기능이 거의 실종상태인 한국 상황에서는 대만 상황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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