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유해성 희귀암 발병 논란

2020.08.26 18:37:52

초미세먼지 최고 1900억 개 검출 보고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 노출
최근 사용 빈도 높은 치과계도 긴장
치과대학병원·실습 현장 불안감 고조

 

최근 일부 과학고에서 3D 프린터를 수업에 많이 활용해 온 교사들이 잇따라 희귀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치과계에서도 최근 3D 프린터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진료나 교육 현장에서 이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도 소재 A과학고에서는 수업 등을 통해 3D 프린터를 자주 사용해 온 교사 2명이 육종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중 한 명은 지난 7월 말 사망했다. 이어 또 다른 과학고에서도 육종 진단을 받은 교사가 나오면서 3D 프린터 활용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육종은 뼈, 근육, 신경, 지방 조직 등 우리 몸의 골격을 구성하는 중간엽 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인구 10만 명당 1명 정도가 발생하고,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6%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당장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발암물질 문제가 발견된 이상 지금 당장 모든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주로 과학, 기술 담당 교사가 3D 프린터를 운영해 왔으므로 이들을 포함해 관련 동아리 학생들에 대한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제점 수년전부터 국내외서 제기
사실 성과에 대한 기대감에 가려졌을 뿐 3D 프린터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외에서 제기돼 왔다.


미국 일리노이공대 브렌트 슈테펜 교수팀이 3D프린팅 방식 중 흔히 사용되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프린터를 대상으로 분출되는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분당 최고 1900억 개의 초미세먼지가 검출됐다. 이 때 노즐의 온도는 200℃가 넘는다.


또 FDM 프린터에서 나오는 먼지와 가스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프탈레이트 등 발암물질과 내분비교란물질이 나왔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소재에 대한 우려는 3D 프린터의 유해성과 분리할 수 없는 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정부 연구기관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앞서 발간한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재의 종류 및 유해물질 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3D 프린팅 소재 중 PLA 소재의 경우 관리대상물질 5~7종, 고분자물질 20~25종이 검출됐다. ABS 소재의 경우에도 관리대상물질 5~6종, 고분자물질 15~23종이 나왔다.


대부분 실내에서 작업하는 환경 특성 상 이런 오염물질이나 초미세먼지가 그대로 쌓이게 된다는 점은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치과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좁은 공간 활용 치과계도 남일 아니다
현재 치과 영역에서는 레진을 이용한 임시 보철, 가이드 등에 3D 프린터 관련 기술들을 적용 중이다.


특히 3D 프린터의 경우 소재의 강도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될 경우 향후 활용 범위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이번 사례를 접한 치과 임상 및 교육 현장에서는 당혹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서울 소재 치과대학 A 교수는 “현재는 주로 학생 실습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인데, 집진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환기도 주기적으로 시키고 있다”며 “실습용 외에 각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3D 프린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학교 전체로 보면 어느 정도 규모가 운영되고 있는지는 정확한 현황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제는 아직 치과 분야에서도 3D 프린터 관련 작업 환경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사실상 전무한 만큼 이 같은 상황을 인지했다 하더라도 마땅한 대처법이나 절차 수립에 대한 고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방 소재 한 치과대학 교수는 이번 발병 사례와 관련 “평소 3D프린터를 사용하고 난 다음에 강한 휘발성 냄새 등을 맡으며 막연하게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실제로 소식을 접한 후에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환기를 시키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는 있다”면서 “정확한 레퍼런스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가능성에 동의했다.


그는 “일단 높은 열을 가해 고체가 액체가 되면서 유해 물질이 공기 중에 노출되는데, 만약 학교나 치과기공소 등에 확실한 배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공기 중에 부유하는 물질들을 흡입하게 되고 결국 신체에 유해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윤선영 기자 young@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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