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회비 동결과 고정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치협 감사단의 분석이 나왔다. 치과계 내부의 법적 다툼이 협회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이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치협 감사단은 지난 4월 27일 치협 회관에서 열린 제73차 치협 정기대의원총회 감사보고를 통해 이 같이 주문했다.
감사단은 총평을 통해 “회계운영에 있어 투명한 집행이 이뤄졌다”며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긴축예산집행과 적정재정운용을 한 각 위원회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집행부의 주요 성과인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관련 법안 통과와 관련해서는 최종 설립 시까지 노력을 당부했으며, 오는 2025년 치협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도 당부했다.
다만 재정과 관련해서는 적자 이월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단은 “회비 동결 또는 고정성 비용의 증가로 적자가 이월될 가능성이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계속되는 치과계 내부의 법적 다툼은 협회의 재정을 압박하는 중요 요인이 되고 있으므로 우리 모두 지양해야 할 것이며,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총회에 앞서 지난 4월 13일 개최된 예산·결산심의분과위원회 심의 결과를 보고한 최유성 위원장은 “회비 수납률을 증가시킴으로써 수입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예년과 같이 70∼74%의 수납률을 한계점으로 보고 체념한다면 결과적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안민호·김기훈 감사보고서만 받아
특히 이날 총회에서는 이례적으로 2개의 감사보고서가 대의원들에게 제출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3인의 치협 감사 중 안민호·김기훈 감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와 이만규 감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 2개가 동시에 보고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적절성 및 채택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안민호·김기훈 감사는 “서로 내용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감사단이 통일된 보고사항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만규 감사의 경우 “감사보고서가 2개 나오면서 대의원들이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이라며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같은 감사 간 입장 차이를 놓고 참석한 대의원들의 의견도 명확히 엇갈리면서 결국 감사보고서 채택 여부는 투표에 부쳐졌다. 투표 결과 재석 대의원 146명 중 88명(60.3%)이 안민호·김기훈 감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만을 받는 것에 찬성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에 더해 해당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 역할 등에 대한 일부 표현의 경우 적절치 않다는 일부 대의원들의 제안이 나오면서 이 부분을 삭제하는 것을 전제로 감사보고서가 최종 승인됐다.
이밖에 주요 회무 경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대의원들의 질의와 대책 마련 촉구가 잇따랐다.
우선 최문철 대구지부 대의원은 선거관리 규정 개정과 관련해 치협 집행부가 현재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박태근 협회장은 “선거관리위원장이 최근 위촉돼 선거관리규정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신임 선관위원장과 정관 및 규정 제·개정 특별위원회에서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내년 총회에서는 거의 완벽할 정도의 선거관리 규정을 상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동국 부산지부 대의원은 전문의 경과조치로 인한 통치잉여금 110억을 어떻게 처리할 예정인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안민호 감사는 “해당 내용은 지난 선거에서도 4개의 캠프가 모두 회원들에게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던 부분”이라며 “감사 입장으로 집행부에게 통치잉여금 처리에 관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위가 구성돼 지난해 3차례 회의를 통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선거 공약이라고 했으니, 3년 내 이 부분은 해결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박용진 부산지부 대의원은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료 대비 적자 발생에 따른 해결 방안이 있는지 따져 물었다.
설양조 수련고시이사는 답변을 통해 “현재 이월금이 남아있는 것 자체로 보건복지부에서 전문의 응시료를 인상 못 하게 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전문의 응시료를 인상하면 적자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