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삶 끝났다” 강남 덤핑 I치과 눈물의 사과

2024.06.21 11:01:23

마지막 의료인 양심으로 피해 환자 진료 수습 최선
“갑작스런 폐업 죄송” 반성…재개원 생각없다 전해

 

“죄송합니다.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애초부터 폐업을 계획한 건 아니었고, 순간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폐업했어요.”

 

최근 돌연 폐업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서울 강남 I치과의원 A원장이 지난 17일 환자 피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10년째 치과를 운영한 I치과의원 A원장은 강남에서 싼 저수가 임플란트를 내세우며 운영 중인 일부 대형 치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45만 원 임플란트’ 등 똑같이 진료비를 낮췄다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했다. 앞서 피해자 모임 카톡의 방장과 민사소송을 맡은 법인에 따르면 I치과 폐업으로 인한 피해자 수는 300여 명, 피해액은 2억 원으로 추산된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의료인으로서 남은 마지막 양심으로 피해 환자들을 진료해 수습하겠다고 전한데 이어, 더 이상 치과를 다시 열 생각이 없다며 개원의의 삶이 끝났음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 현재 피해 환자들은 카톡방에서 I치과 수습 현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진료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카톡방 내 공지를 통해 서로 치과에서 소란이나 난동을 부리지 말고, I치과의 연락을 기다리자고 의견을 모은 상태다. 제보에 따르면 I치과 직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가 환자의 항의에 공포와 스트레스로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원장은 “교정‧임플란트 치료를 직접 마무리할 수 있는 환자는 치과에서 진행하고, 환불은 물론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타 치과에 연결하는 등 사태를 정리한 후 폐업하겠다. 최선을 다해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밝혔다.

 

A원장은 이어 “갑작스럽게 폐업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 너무 죄송하다. 지금 수습 중인데 치과에 온 환자들이 오히려 위로를 많이 해주고 있어 더 죄송한 상황”이라며 “임플란트 1차 수술까지 하고 수술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부 환자들이 다른 곳에서 치과를 개원하면 찾아오겠다고 했는데, 어디 가서 재개원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 저수가 운영, 환자‧의료진 모두 피해

이와 관련 박찬경 치협 법제이사는 치과의사 과잉공급으로 인한 과당경쟁을 주요 문제로 삼았다. 또 이 같은 개원 경쟁 상황이 저수가 경영 방식을 선택하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원 치과 2만 시대를 코앞에 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개원 경쟁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원 치과 수가 지난 2022년에는 1만9000개를 돌파했으며, 이어 최근에는 1만9332개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다. 그렇다고 치과의사가 개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싼 진료비를 내세우다 보면, 진료량이 수용 능력을 초과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게 되고, 경영난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환자와 의료진 모두 피해 보게 되는 셈이다.

 

박찬경 이사는 “낮은 진료비 수가 경영 방식을 택했다가 경영 악화 시 불시에 병원을 폐업하게 되면 이 또한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 따라서 저수가로 환자를 유인하는 경영 방식보다 환자 한분 한분의 진료 결과가 좋아지도록 진정성 있게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또 이를 토대로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 유대관계를 통해 내원 환자를 늘려가는 방법이 장기적으로는 해당 치과의원이나 전체 치과계에 더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중 기자 h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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