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치과 콘텐츠 860만 건 ‘폭주’ 노출 경쟁 과열

  • 등록 2024.08.21 20: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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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콘텐츠 생산량 타 의료 기관 대비 압도적 
최근 한 달 61만 건 달해…콘텐츠 포화도 208%
성형외과 2.5배, 내과·안과·정형외과 3배가량 격차


온라인이 치과 콘텐츠로 범람하고 있다. 네이버 포털 내 누적된 관련 콘텐츠 생산량만 무려 860만 건을 돌파했다.


최근 서울 지하철 강남역 부역명 입찰에서 인근 모 치과의원이 사상 최고가액으로 낙찰되는 등 치과 개원가의 노출 경쟁에 전에 없던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노출 경쟁은 과열을 넘어 포화 상태라는 분위기다.


이에 본지가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 현재 노출 중인 ‘치과’ 키워드 콘텐츠 현황을 분석해 봤다. 여기서 말하는 콘텐츠란 블로그, 카페, 포스트 등 네이버가 인정하는 채널에 게시됐으며, 검색 허용 등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삭제됐거나 노출 중단된 콘텐츠는 수치상 제외됐다. 이번 자료는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BLACKKIWI)’를 통해 추출했다.


# 일반 소비재와 비교해도 앞서
그 결과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생산된 콘텐츠 중 현재 노출 중인 ‘치과’ 키워드 누적 콘텐츠 발행량은 864만 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카페는 292만 건, 블로그는 568만 건이다.


특히 치과는 최근 한 달 새 무려 61만3000건의 콘텐츠를 쏟아냈다. 이는 여름방학이나 휴가 등을 맞이해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중 카페는 31만9000건, 블로그는 29만 건이었다.


이는 타 진료과 대비 압도적인 기록이다. 대표적으로 성형외과의 경우, 누적 콘텐츠 발행량은 337만 건이었다. 이 중 카페는 193만 건, 블로그는 142만 건이었다. 치과와 비교하면 절반가량 적다. 최근 한 달간 생산량도 33만9000건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나타났다.


내과나 정형외과, 안과 등 범위를 넓혀봐도 격차는 존재했다. 각 진료과 누적 발행량을 살펴보면 ▲내과 300만 건 ▲정형외과 263만 건 ▲안과 313만 건으로 최대 3.2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단, 최근 한 달간 생산량에서는 ▲내과 57만3000건 ▲정형외과 8만1800건 ▲안과 63만3000건 등으로 격차가 근소하게 좁혀지거나 역전된 경우도 나타났다.


심지어 치과는 일반 소비재 산업 분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콘텐츠 생산량을 보였다. 예를 들어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제조사 ‘벤츠’는 누적 558만 건, 최근 한 달간 5만1300건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치과에 한참 못 미쳤다.


# 과도한 마케팅비 부담 물량 공세 선회
콘텐츠 생산에 따른 노출 증대만큼 대중의 ‘치과’ 검색량도 높게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치과 검색량은 총 29만3000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PC가 1만9800건, 모바일이 27만3000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수요 이상의 과도한 공급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검색 수요와 콘텐츠 공급 간 포화 지수를 살펴보면, 치과는 208.92%를 기록했다. 즉, 최근 한 달 새 대중이 치과를 검색한 것보다 치과 콘텐츠가 약 2배 이상 빠르게 생산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단, 포화 지수에서는 타 진료과도 전반적으로 과잉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성형외과는 500% 이상을 기록해, 과포화 실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내과(100.09%)와 안과(164.41%)도 다르지 않았다. 반면 정형외과는 15.14%로 검색 수요가 콘텐츠 공급을 앞섰다.


이처럼 치과가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원인으로 치과병·의원 마케팅 전문가들은 ‘물량 공세’가 가성비 측면에서 보편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의료 마케팅 시장에서 치과는 상당한 고비용을 요구하는데, 이에 반해 효율은 낮은 편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포털 검색 시 노출되는 ‘검색 광고’에서 치과의 마케팅 단가가 성형외과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고 한 치과 전문 마케팅 업체는 설명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반면,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는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콘텐츠를 양산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또 치과 마케팅의 경우, 단순 광고보다 내러티브(서사)를 담은 콘텐츠가 신환 유치에 효과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담아낼 수 있는 블로그나 카페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치과병·의원 마케팅 전문가는 “온라인 노출은 비용을 지출하는 만큼 늘어나는데, 광고 단가는 점차 높아져 상대적으로 블로그 등을 이용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편이 가성비 측면에서 낫다는 분위기다. 때문에 치과 콘텐츠가 지금처럼 과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라며 “특히 블로그 콘텐츠를 접하고 내원한 환자는 동의율이 다른 환자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검색 유입량이 높은 블로그를 임대해, 그곳에 콘텐츠를 게시하는 방식도 성행한다”고 말했다.


또 한편 이 같은 콘텐츠 생산의 압박은 치과의 업무를 과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색 포털은 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의 신뢰도를 높게 판단해 노출 빈도를 일반 채널 대비 높게 배정하는데, 때문에 치과에서 이를 관리할 직원을 별도 고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치과원장은 “진료에 블로그까지 신경 쓰려면 업무적 피로감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많은 치과에서 노출 관리를 하는 가운데, 뒤처질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해, 포화한 치과 콘텐츠 생산 실태와 폐해를 짐작게 했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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