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이승호]Slave Driver

2006.02.06 00:00:00

이승호 <본지 집필위원>


지난 한해 동안 Embryonic Stem Cell 조직공학과 관련하여 윤리적, 기술적 부문으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1997년 이언 휠머트교수가 네이처에 발표한 돌리에 이어 세계 5번째로 1999년 복제 젖소 ‘영롱이’(혹자는 우롱이라고 불렀다)의 탄생을 보았고, 2002년 12월 27일에는 인간복제를 추진해 온 미국의 한 비(非)정통 종교단체(라엘리안 운동) 산하 회사 클로네이드가 사상 최초로 인간복제를 통해 여자 아기 ‘이브’가 탄생했다는 발표를 미디어를 통하여 접했었다.


이어 사상 최초인 2003년 광우병 내성 복제 소 개발에 함께 들떴다가, 부족한 전문지식을 무릅쓰고 2004년 2월 12일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인간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논문 ‘Evidence of a Pluripotent Human Embryonic Stem Cell Line derived from a Cloned Blastocyst"와 2005년 5월 19일 사이언스지에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논문 ‘Patient-Specific Embryonic Stem Cells derived from Human SCNT Blastocysts"를 읽어 보았다.
지난 초가을 무렵에는 건강하게 뛰노는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TV를 통하여 구경할 수 있었다.


개를 이용하는 동물실험을 해 보면, Iliac Crest로부터 골수세포를 얻고자 할 경우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으며 굵은 바늘로 장골 능을 여러번 뚫는다. 제대로 성공하면, 겨우 한번에 3∼4cc 정도를 얻게 되고, 배양을 거치면서 조혈모세포를 따로 분리하고 비로소 성체줄기세포를 얻는데, 사람의 경우 골수이식을 위해서는 보통 100cc 이상의 골수세포가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골수기증을 서약한 사람을 찾으면, 건강상 문제 등 여러 가지 변화된 개인적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이식수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순식간에 난자기증자가 천명을 훌쩍 넘었었는데, 한 사람의 젊고 건강한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얻기란 그 과정부터 쉽지가 않은 것이, 호르몬제 주사를 약 15일 정도 매일 맞아야 20개 내외의 난자를 한번에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한 달에 하나를 내고 거의 하루를 몸져눕는 사람도 있고 보면, 관련 후유증에 대한 문제 역시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다루는 도중에 본의 아니게 시료를 망가뜨린 압박감으로 인하여 자기 난자를 제공했던 연구원도 있었다.
현재의 국가발전이 과거 60∼80년에 걸친 성공적인 산업화와 효율성, 국가주의적 커다란 성과에 터전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자유민주와 자율성의 희생, 그리고 적지 않은 무고한 인명의 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렀으며, 지금은 일종의 국가민족 정서적 회복기에 있는 셈이다.


더욱이 앞으로 나아갈 발전적 진로에는 더 많은 희망과 국민적 즐거움,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강한 믿음으로 무장, 지나간 일들과 관련하여 지나친 감상에 젖어 있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현상적으로 좌우대립을 도처에서 관찰하고 있지만, 자본주의 효능을 믿게 된 자유민주시민들 시야에는 보수혁신의 갈등이 존재할뿐, 본질적인 이데올로기의 실체나 그 전통적 의미 추구는 사라졌다. 바른 분배를 바탕으로 하는 보다 질 높은 행복한 삶의 추구와 보편적 진리, 정직성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이상 ‘No salary, No holidays’ 등은 떠벌일 일이 아니다. 정히 필요하다면, 자신이 개인적인 발전이나 목표달성을 위하여 스스로를 채찍질할 때나 사용할 말이다.


우리는 매일같이 건전한 심신을 가꾸고, 이를 바탕으로 주위 모두가 더 많이 행복해진 가운데, 자주 칭찬을 들으면서 다만 홍익인간을 실현할 일이다. 꿈으로 충만한, 미래 지향적인 우리에게 엄격한 ‘Slave Driver’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매사에 지나치게 의도적인 태도와 생활양식 역시 경계할 부분이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