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욱 변호사 법률 이야기(100)]WTO DDA협상 중단에 관해

2006.08.03 00:00:00

최근 5년간 지속되어온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중단됐다. 지난달 23일 미국과 EU(유럽연합), 브라질, 인도 등 6개국이 참석한 각료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24일 “전기가 마련될 때까지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DDA 협상은 지난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에 2005년 1월 DDA 협상 종료 시한을 넘기고 2005년 12월 WTO 제6차 각료회의에서 협상 시한을 연장하였으나, 결국 추가적인 협상이 어렵게 된 것이다.


치과계로서는 서비스업의 개방과 관련하여 국내 의료개방을 두고 DDA 협상이 수년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었다.


물론 이미 국내에서의 의료개방 논리가 다자간 협상으로 인한 것이 아님은 공지의 사실이 되었으며, 다자간 협상이 아닌 양자간 협상 혹은 국내 서비스업 경쟁산업화 논리에 입각한 의료개방론이 집중적으로 부각되었다. 따라서 DDA 협상의 지속 여부가 의료개방과 별다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매우 시사적인 사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만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DDA 협상의 주요 의제는 농산물 시장개방, 시장접근(공산품, 임·수산물), 서비스업 등의 시장개방, 반덤핑·보조금·지역무역협정·분쟁 해결 양해 싱가포르이슈(투자, 경쟁정책, 무역원활화, 정부조달 투명성)에 관한 규범, 그 외에도 환경, 지식재산권에 관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위 각료회의 결렬로 향후 DDA는 상당 기간 표류할 전망이다. WTO를 중심으로 타결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되겠지만 미국과 다른 국가간 견해차이가 뚜렷해 장기간 공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미국은 다자간 협상보다는 보다 얻을 것이 많은(?) 양자간 협상에 주력하고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에서 브라질, 인도, EU 등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미국은 FTA에서 자국의 이익을 양자간 무역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DDA 협상이라는 다자간협상이 중단됨으로써 무역관련 협상의 무게중심이 ‘다자협상’에서 ‘지역주의 또는 양자주의’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DDA가 좌초될 경우 FTA가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었다.


이러한 태도의 당부를 떠나서 FTA가 적극 추진될 경우 이에 대한 국민과 관련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부관계자의 발언을 고려할 때, 정부가 다자간 협상을 대체할 정도로 많은 국가 혹은 지역과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 관련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고(이미 상당한 국가 혹은 지역과 협상중이거나 협상의향을 교환하였다), 이러한 협상은 다자간 협상인 DDA보다 심대하게 국내 관련업계에 영향을 줄 것이며 사회문화체제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적 동의와 합의가 필요한 FTA를 이러한 절차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대외무역을 통한 성장전략을 구사해야 할 경우에도 그 구체적인 방법과 길에 관해 국민적 동의와 합의를 받는 일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양승욱 법률사무소 02-591-8891, 8896>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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