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월요칼럼]치과의사 그리고 합창지휘자의 길

2006.11.13 00:00:00

대통령 주치의를 끝마치고 공직에서 물러나 치과의원을 개원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다는 것을 들라면, ‘음악’공부를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또 고전음악 감상하기를 매우 좋아했었다.
공직생활을 할 때는 월급이 빠듯해 살기에 급급했었는데, 막상 개원을 해보니 나름대로 생활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고, 그래서 좋아하는 음악 세계를 활보하기 시작한 셈이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늦깎이로 중앙대학교 음악과 석사과정 지휘학전공과정에 입학했다. 음악석사학위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과 음악을 공부한다는 것은 지극히 다르다. 막상 음악대학원에 입학하고 보니 음악 비전공자는 ‘나 홀로’뿐이어서 조금은 외로웠다(?). 입학시험치고 음악 비전공자로서, 석사과정에 입학하려 하니 무척이나 입학시험이 까다로웠음은 물론이다. 대학원에서 지휘학을 전공하면서, 음악인들과 어울리며, 음악 세계에 프로처럼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을 창단한지 어언 12주년이 흘렀다. 합창단을 운영하려고하니 물심양면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보람은 있어서 기어코 합창단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는 것은 ‘음악’을 향한 열정일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의 합창단이 공연한 장소는 주로 예술의 전당, KBS홀, 리틀엔젤스음악당, 영산아트홀 등 A급 음악당을 대관해 연주회를 가져왔었다.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했고 합창단만으로 연주도 했다. 금년도 12월 5일 화요일 밤 7시 30분에 ‘영산아트홀’에서 연주회를 개최할 것이다. 이 지면을 통해 많은 치과이사들이 나의 합창단 연주에 관람해주시기를 바라고 싶다. 과거 민간 교향악단 단장을 치과의사가 맡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알게 모르게 합창단 생활 몇 십 년이 지나고 보니, ‘음악합창공연’ 연출이나 음악감독이라면 귀신(?)이 다 되었다고들 주위에서는 평한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이 학문의 세계라고 했듯이, 합창지휘는 점점 그 경지가 더욱 어려워지고, 음악성을 낸 영혼 속에서 광휘(光輝)로 빛낼 수 있는 노력은 교직(交織)을 짜듯이 더욱 더 난해해질 뿐이다. 치과의학도 깊이 들어갈수록 어려워지고, 심도가 깊어질수록 난해한 학문이 치과의학이라고 했듯이, 합창지휘 또한 만만치 않는 예술의 세계다.


‘음악평론가’로서 역할도 가끔은 하고 있다. ‘한국음악평론가협회’에 소정의 음악 평론 심사를 거쳐 회원이 된지도 5년여가 흘렀다.
나이 들어서 지닐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취미를 예로 들라고 한다면, 뭐니 뭐니 해도 합창지휘일 것이다. 내가 전공한 합창지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원숙한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음악장르라고 생각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는 70이 넘어서야 ‘지휘의 도(道)’에 들어갈 수 있어 불후의 작품들을 매혹적으로 연주하게 된다는 옛말이 있다.


내가 ‘한국지휘자아카데미’에서 3년 반을 수학할 당시 아카데미 원장으로 계시는 윤학원 교수는 ‘합창지휘는 나이가 먹어갈수록 원숙한 지휘를 할 수 있어서 매유 매력적인 학문’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렇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 먹어가니 점점 ‘합창음악’ 지휘에 대한 묘미와 아름다운 정경의 세계가 펼쳐지는 환희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주 적은 ‘소품’ 합창이라도 지휘자의 지휘 동작과 합창단원의 합창이 어우러져 일치를 향하는 노래의 향연 속에서 음악을 청중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행복은 아마도 우리 의료인들이 아픈 환자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료기술을 베풀고, 봉사함으로써 잔잔한 희열을 느낄 수 있는 행복과 무엇이 다르랴.


며칠 전, 어느 토요일 밤, 여의도 공원을 홀로 산책하면서 ‘이번 공연’에 올릴 음악 레퍼토리를 주섬주섬 생각해 보았다. 과거에 해 보았던 아름다운 곡들이었지만, 새삼스럽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서는 ‘음악곡’들의 합창을 나의 내면 속으로 승화시켜보는 작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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