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각균]이젠, 증거 기반 의료 불가결 (상)

2007.02.12 00:00:00

호주에는 호주 박물관(Australian Museum) 주관으로, 매년 호주에서 과학분야 및 과학정보를 널리 전파하는데 공을 세움으로써 과학의 위상을 높인 사람을 찾아 수여하는 Eureka Prizes라는 것이 있다.
올해 Science Communication 부문의 수상자는 호주 국립방송국(ABC Radio National)의 The Health Report라는 프로그램을 위해 Cancer Screening: Benefits and Harms라는 3부로 된 방송물을 제작한 Sydney대학교의 Alex Barratt 부교수(public health전공)였다.


이 방송물은 아주 흥미롭게도 암의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말하는 일반적인 주장과는 달리, 작은 암을 좀 더 조기에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이 건강하고 아무런 증상이 없으면, 암을 찾기 위해 검사를 하는 것이 득보다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 주장하는 임상의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은 조기에 작은 암을 발견하려고 노력할수록 ‘문제"가 되지 않을 암까지 발견하게 될 것이며, 현실적으로도 찾으려 하면 할수록 더욱 더 많은 암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불필요한 치료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Barratt 교수는 많은 수의 작은 암들은 저절로 없어질 수 있으며, 따라서 실제적인 문제는 어느 누가 악성종양으로 발전하게 될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Eureka Prizes를 수상한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지 일년 여 만에 Barratt 교수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방송물을 제작했다. 이름해 Evidence-based medicine(증거-기반 의료). 이 방송물에서 Barratt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료분야에서는 현재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의 ‘잘못된" 진료(poor practice)가 시행되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Barratt 교수는 미국 통계를 인용해 환자 두 명 중 한 명만이 증거에 기반한 의료를 받으며, 열 명 중 한 명은 권장할 수 없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 치료를 받는다고 했다. Barratt 교수는 지금까지 증거를 무시한 치료가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 경우를 열거하면서, 왜 아직도 주변에서 증거에 기반한 진료가 잘 이뤄지지 않는지에 대해 묻고 있다. Barratt 교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많은 치료법이 실제로 시험된 적이 없으며, 이들이 사용되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렇게 배웠고,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기 때문이며, 가끔씩은 희한한 이유가 동원되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는 환자가 우리에게 왜 그런 치료가 필요한지, 그 치료가 왜 좋은지 물어보면 권위를 앞세워 그런 환자를 꼬치꼬치 따지는 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정말 이 치료가 다른 치료보다 더 좋다면 왜 그런지, 단지 그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만은 아닌지, 만일 그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면 거기에 대한 증거가 나타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라는 것이 단지 ‘권위"있는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거나, 혹은 가장 좋은 치료라고 배웠기 때문이라거나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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