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교수의 법치의학/ X파일(19)]5·18 학살 추정 유골 감정

2007.02.12 00:00:00

백골화된 시체에서 사인 규명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나 유골이나 치아 등에 남은 손상으로 보아 사망의 원인과 사망당시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경우는 그 손상의 관찰과 해석이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1989년 1월 전라남도 광주시 월남동 부엉산에서 암매장 된 채로 유골이 발견됐다. 유골의 일부는 낙엽 더미에 노출된 상태였고 일부는 흙속에 묻혀 있는 상태였다 한다. 소지품으로는 담뱃갑 등이 있었다.


이 지역은 5·18 사태 때 학살이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던 터라 이 유골은 의미있게 발굴이 행해졌고 이 유골의 발굴에 참여했던 OO대학 법의학교실 이OO교수는 발굴현장에서 사망한지 5년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잠정 발표를 해 5·18과 관련된 유골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언급을 한 것이다. 그리고 두개골의 좌측 측두부가 광범위하게 천공돼 있어 생존시의 손상을 받은 여부도 문제됐고 소지한 담배 은박지의 제조시기가 당시 5년이내의 제품이 아니라는 점등을 들어 의문을 제기하고 발굴한 교수에게 거센 항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당시 현장에서는 정확한 감정을 시행하기 이전에 외견적 소견을 이야기 했을 뿐이라고 말하며 치아 및 악골의 감정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분석을 해 줄 것을 필자에게 부탁하게 됐다.
이에 다시 정식으로 광주지방검찰청으로부터 감정의뢰를 받았다. 감정사항은 신원확인, 사인, 사후경과시간 추정에 관한 내용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먼저 육안적으로 보아 상악골을 포함한 두개골은 백색을 띄고 있고 하악골은 황색을 띄고 있으며 두개골은 좌측후두 및 측두하부의 천공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잘 보존된 상태이나 상악골을 중심으로 관찰할 때 치조골 골절, 치아탈구 및 골절상태 등 상악골에 심한 손상을 보이고 있다.
하악골은 4전치를 제외한 모든 치아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잘 보존된 상태이다. 좌측 측두부의 광범위한 결손은 사후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측두골 일부에 해당되는 부위로써 두정측두봉합으로 연결돼 있는 바 이 봉합은 80세에 소실돼 거의 일생에 걸쳐 유착이 진행되므로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뼈라는 뜻에서 영어로는 Temporal Bone으로 명명됐고 옛날 서양에서 시계가 귀하던 시절 성당의 시계탑에서 시간을 알려주던 것에 유래됐다 한다.


즉 이 부위는 봉합의 유합상태가 불완전해 사후 두개골에 충격이 주어졌을 때 쉽사리 파손돼 큰 천공을 보일 수 있으며 총창과는 확연히 구별이 돼 총상등을 배제하고 사후 손궤로 판단했다.
백색을 띄고 있는 두개골은 공기중에 노출된 연유로 보며 황색을 띄고 있는 하악골은 토양에 매장됐기 때문으로써 상하악골간의 동인 여부를 구치부의 교합관계와 측두하악관절 측두골의 하악과의 관계에 있어 일치성을 보여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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