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교수의 법치의학/ X파일(21)]치아 라세미화로 변사체 연령 추정

2007.02.26 00:00:00


<1525호에 이어 계속>


이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성별과 연령의 추정을 시도했다. 성별적 특징점을 찾기 위해 두개의 형태학적 분석을 하니 전두부 결절은 불명료하며 상미간와가 명료하고 안와상융기, 미상궁, 유양돌기, 후두결절 등이 잘 발달되고 강하다. 하악골 이부는 비교적 평탄하고 하악각의 발육이 현저하다.


각 부위의 계측치도 변사체가 남성임을 추정하게 했다.
연령은 치아의 교모, 각종 봉합의 검사와 치아의 연마표본상에서 치아의 증령적변화 항목인 교모도, 이차상아질의 변화, 백악질의 침착, 치근흡수도, 치근막후퇴, 치근부상아질 투명도를 통한 Johanson 방법을 적용해 40대 초반(42세)으로 산출됐다.
이제 남은 일은 사후경과시간의 추정이다.
경조직을 이용한 사후 경과시간의 추정은 난제중의 난제이며 고전적 방법들은 여러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어서 이 사건의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심하던 중에 라세미화법에 의한 연령추정이 떠올랐다. 이 방법은 필자가 처음 법치의학책을 접하면서 알게된 일본인 교수 중 한 사람인 山本勝一 교수가 사용한 방법으로 일정 기간내 감정자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확성이 높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된바 있다.
보통 생체 조직내의 각종 아미노산은 L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골, 치아내에 포함된 아미노산은 생존중 연령증가와 더불어 각각 일정한 속도로 라세미화해 D형으로 변하다. 각종 아미노산 중에서도 Aspartic acid의 라세미화 반응은 연령감정에 응용성이 우수하다. 이 반응은 구강내의 치아는 온도, 습도 조건이 비교적 일정해 생존중에는 일정한 속도로 진행된다고 할 수 있으며 사후에도 진행되나 그 환경 조건의 변화로 상온, 공기중에 건조한 상태로 방치되거나 매장 상태에서는 대체로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화학 반응이다.


여하간 이 라세미화반응이 사후에도 계속 진행함에 착안해 필자는 라세미화 진행기간(사망시 연령+ 사후경과시간)을 산출하고 여기에서 대상치아의 생존시 증령적 변화로 구한 실제 연령을 감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객관화하기 위해 필자의 교실에서와 동시에 일본 山本교수에게 요청해 라세미화법에 의한 연령을 산출한 결과 48세 가량으로 일치한 성적을 얻었다.
본예에서는 토양중에 매장 내지 공기중에 노출된 조건에서 산출한 연령이어서 실제 연령을 감해 얻은 6년은 구강내에서와는 달리, 보다 경과 시간을 길게 잡아야 할 것이어서 최소한 6년이라는 경과시간을 말할 수 있었고 따라서 광주사태 당시 사망의 가능성이 있음을 밝힐 수 있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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