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교수의 법치의학/ X파일(23)]‘이중와 형태’로 구석기 인류 확인

2007.03.12 00:00:00

선사시대 혹은 고대 역사시대의 옛 유적지에서 인골이 출토될 때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돼 남아 있는 부분으로는 치아를 비롯한 악안면골 및 두개골로써 인류의 뿌리를 밝히려는 연구대상이 아프리카대륙에서 출토돼 인류의 조상으로 보고 있는 원인(猿人, Australopithecines) 원인(原人, Homo erectus)을 비롯해 네안데르타르인, 크로마뇽인, 북경원인, 쟈바슈마트라원인 등이 모두 이를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체질 인류학의 지식을 응용해 한국인의 뿌리를 규명하는데 있어서도 한반도에서 수습되는 고대인의 치아는 다른 어느 부분보다도 확실히 유익하고 가시적인 자료가 된다
80년대초 연세대학교 박물관 선사연구소 손보기 교수팀에 의해 사람의 악골과 치아가 발견된 영천안경굴은 충청북도 단양군 매포면 영천리 동경 128도 16분, 북위 37도 4분에 자리잡고 있고 해발 280m 높이에 있다. 동남으로 흐르는 산줄기 옆으로 낮게 흐르는 강줄기에는 무너져서 가라앉은 곳이 있고 굴도 여러곳으로 나 있다.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굴로는 안경굴과 곰굴이 있으며, 이 안경굴에서는 사람의 머리뼈와 사지뼈를 비롯해 멧돼지, 큰사슴, 여우, 오소리, 곰등의 뼈화석이 같이 나왔으며 사람의 치아도 여러 개 나왔다. 시기로 보아 후기 구석기 시대로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신석기 시대의 유물은 전혀 없고 짐승뼈의 크기와 종류, 특히 인골들의 치아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발견은 한반도 구석기 시대에 인류가 살았음을 밝힌 뜻깊은 일로써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 종래의 신석기 시대를 시작으로 기술됐던 것을 수정하게된 논거가 됐다.
이 안경굴에서 수습된 인골은 상악골 14점 하악골 19점의 총 39점의 악골과 악골에 잔존돼 있는 치아 56개, 탈구돼 있는 치아 152개로써 총 208개의 치아들로 구성돼 있어 비교적 풍부한 연구자료라 할 수 있다.


이로부터 밝힐 수 있었던 사항 중 몇가지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늘날 동양인의 대표적인 치아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설면와(shovel shape)의 형성이 뚜렷하며 그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바 절치의 근심 및 원심연(marginal ridge)이 매우 발달해 설면 뿐만이 아니라 순면에도 함몰부를 보이는 이중와 형태(double shovel shape)를 띠고 있다. 더욱이 이 현상이 하악 중절치에도 있음은 가히 화석 현생인류의 치아로 보아 현대인으로 퇴화, 진화되기 까지의 장구한 세월이 흘렀음을 추정해냄에 귀한 소견인 것이다.


이 이중와 현상은 아메리카 인디언에게서 나타난바 있어 주목된다.
즉 1960년 ‘스나이더"가 미국의 동아리조나에서 발굴한 고대 인디언의 두개골 절치에서 이 같은 이중와 형태가 발견됐고 그 보다 앞선 1947년에도 ‘달버그"가 인디언에게서 설면처럼 순면에서도 현저한 함몰이 형성된 것을 발견하고 이중와의 명명을 했다. 이와 같이 고대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과 아메리카 인디언사이에 공통적으로 이중와 형태를 보인 것은 양자 사이에 인류학적 관계를 시사해 주는 것으로 아메리카 인디언이 아시아 대륙에서 이동해 갔으리라는 설의 구체적인 물증이 된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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