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23]경영에 문화의 옷을 입혀라

2007.04.19 00:00:00

잘되는 병원 안되는 병원 (3)


늘 보던 어떤 후배 치과의사의 스타일이 최근에 많이 바뀌어서 연유를 묻자, 병원 자리를 옮긴 후 상대하는 고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전에는 금융, 언론 쪽에 종사하는 분들이 다수였는데 지금은 자유업을 하는 젊은 고객층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고객의 문화 성향에 걸맞게 자신의 패션을 맞추려는 시도였다. 그리고 지금의 고객들이 자신의 문화 코드와 맞기 때문에 고객들에 대한 친근감이 높아졌다는 자평을 했다.


박상섭 원장의 이 책에서도 치과경영의 문화적 측면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소제목을 보면 ‘첫인상’ ‘응접실 디자인" ‘내부커뮤니케이션" 등을 포함해, 직원과 고객을 대할 때 생기는 심리적 갈등, 해소 방안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문화적 요소가 진료의 본질은 아니지만, 진료 서비스의 전달이나 시스템 구축 과정에 경영의 지식을 담자면 문화적 옷(?)을 입게 된다고 한다. 사실상, 진료서비스에 사회문화적 메시지를 담을 때 고객과 직원에게 전달되는 효과는 증대된다.


‘첫인상"이라는 글에서 환자의 접근성을 언급하고 있다.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서 병원 건물과 간판으로 보게 되고, 실내 인테리어와 장식물을 보고, 직원들과 대화를 하게 되며, 드디어 원장을 만나게 된다. 진료서비스를 접근하는 전 과정은 만남의 연속이고 여기에서 고객은 나름대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경영 지침으로 병원은 ‘청결해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청결에도 여러 종류의 청결이 있을 수 있다. 비어있는 공간의 고요함도, 혹은 깔끔한 색조의 정결함도 청결함의 한 표현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선택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서 서비스와 함께 경영의 문화를 선택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경영의 지식은 ‘정중하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정중함과 신뢰를 표현하는 문화적 코드는 고객층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부모가 자식 대하듯 할 수도 있고, 평소에 친구와 대화하듯 하는 말투도 있을 수 있겠고, 조금 톤을 바꾸어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나타내는 태도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고객의 취향에 따라 이런 저런 태도를 선택적으로 구사한다면 자칫 위선적으로 보일 수 있다. 궁극의 목표는 고객의 신뢰를 얻고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라면 어떤 문화적 코팅이 가장 적합한 것일까.


대기실에 걸린 그림과 잡지 종류들, 그리고 원장의 취향을 나타내는 음악 등은 고객에게 원장의 인품과 문화적 성향을 표현하는 방편들이다. 치과의사의 옷차림과 장신구, 의원의 내부 인테리어와 장식물도 문화적 매체들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이런 매체들이 치과의사 본인 만이 갖는 독특한 소장품일 수도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수집한 골동품이나 미술품을 전시할 수도 있고 심지어 어떤 치과에서는 자기가 즐기던 스포츠 용품을 장식용으로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주지할 점은 어떠한 문화적 표현일 지라도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도구들이 환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면 치료효과에 간접적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환자로 하여금 인간적 교감을 갖게 해준다면, 진료하는 치과의사에 대한 거리감을 줄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자면, 치과의원 내의 모든 문화적 표현 매체에 ‘환자를 배려하고 있다"는 경영적 사명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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