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이승호]殺 生 簿

2007.06.11 00:00:00

이승호 <본지 집필위원>


조선조 초기 계유정란 때 수양대군이 죽이고 살릴 사람의 이름을 적어둔 명부를 일컬어 살생부라고 하는데, 비교해서 생각하면 끔찍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치과의사들도 매일 같이 치아들을 대상으로 보존해서 살릴 것인지 여부를 고민한다. 희망이 없는 치아라면, 외과적으로 제거해 염증을 조절하고 충분한 치유시간을 부여해서 잇몸과 치조골의 회복이 이뤄지면 보철적 치료로서 기능을 다시 찾아주는 전문적인 일을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요즈음에는 발전된 치과 임플랜트 치료로서 기능적 심미적 회복치료에 신기원을 이뤘고, 그 치료성과는 날로 커져가면서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바 다대하다.


한편, 일부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임플랜트 치료라는 새로운 시술방법에 드는 고액의 치료비 지출로 인해 가계에 어려움이 생겼음을 호소한다. 마침내 뜻있는 소비자단체 간부들은 치과의사협회를 향해 발치와 비 발치 가이드라인을 말씀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우리는 국민의 구강위생을 위해 어떻게 치과 의료정보를 전달할 것이며, 생물학적 리더십을 유지하고 양질의 교육을 실천할 것인가. 이미 나와 있는 임상 치의학적지식이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면, 어떻게 그 귀한 지식의 구슬들을 효과적으로 한 줄에 꿰어서 아름다운 보물로 만들어 나아갈 것인가.


구미선진제국의 경우가 아니라 우리나라 치과계에서도 Everyday practice에서 Probing and Recording을 않음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는 꽤 심각하다. 발치하고 임플랜트를 해야 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환자는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몇 년씩 치과를 다녔고 지시대로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해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이를 뽑겠다고 하느냐? 왜 자신에게 미리 치주치료가 필요하다고 말을 해 주지 않았느냐? 자신의 잇몸이 이지경이 되도록 치주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한번도 해 주지 않았지 않았는가? 당신네 치과를 이용하는 동안 전문적인 잇몸관리나 치주수술에 대한 정보를 전혀 받은 바 없으니, 이것이야말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하겠고 법률적 의료과실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식이다.


사실은 각개 치아를 평가해서 예후를 판정해 주는 것은 치과임상의 시작이며, 필요한 스케일링의 회수와 시간, 빈도, 그리고 효과 있을 칫솔질 방법과 빈도 등도 전부 탐침기록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치아를 지지하는 골의 질과 양, 병적 치주낭의 유무와 그 깊이 측정, 부착상실의 정도와 주변연조직의 건강도 평가, 교합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 등이 종합되고, 요약 압축해서 환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임상정보전달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구치부일 경우에는 분지부병소가 있는지 치아 동요도는 어떠한지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또한 필요에 따라 환자의 내과적 전신건강상태를 비롯해 사용 중인 약물에 대해 알고, 개인구강위생수행능력을 평가, 자가 수행능력의 개선을 위해 개인맞춤형 칫솔질방법을 만들어서 가르치기를 반복하고, Positive Feedback으로 Reinforcement시켜 나아가야하는데, 경우에 따라 치과위생보조기구의 사용을 숙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업무수행에는 주로 임상에 매여 있는 치과의사보다는, 치과의사의 지도와 감독아래 구강보건교육과 치과질환 예방사업을 위한 전문 인력인 치과위생사를 심화교육 수련시켜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하면 더욱 효과가 클 것이며, 결국 국민건강증진과 복지에 매우 크게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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