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Freedom is not free/이준규 본지 집필위원

2007.07.16 00:00:00

나는 6·25전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어머니의 손 끝에 끌려 많이 걷기도 했고, 어머니 등에 업혀 피난길에 올랐던 어스름한 기억만 남겨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참 어렵게 그 시기를 지냈다는것과 배고픔으로 굶주렸던 기억들은 한동안 남아 있었다.
그뒤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풍요로워졌고, 나날이 발전하는 조국을 볼수 있었음은 무척 큰 행운이었다. 10년전 쯤인가,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톤시까지 차를 빌려 여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작은 나라의 이방인이 백악관 앞에 차를 세우고, 백악관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 여러 가지 생각에 젖여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날 한국전쟁 메모리얼파크도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우의(판초)를 입고 질퍽한 길을 피곤하게 행진하고 있는 전쟁의 영웅들이 조각돼 있었고, 검은 대리석 돌위에는 한국전에서 희생된 3만여명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꽃다운 나이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극동의 작은 나라의 자유를 위해 그들의 목숨을 흔쾌히 버린 이름들이었다.


귀엽고 자랑스러운 그들의 아들들을 태평양 저멀리 한국의 산야에 스러져가도록 한 그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많은 아픔과 한을 가지고 쓰다듬었을 이름들이었다. 거기에는 유엔군 사령관의 아들뿐만이 아니라 유명인사들의 자제들이 앞장서 참전하고 목숨을 버리면서 한국의 자유를 지켜낸 아픈 역사의 기록이었다.


며칠전 신문기사중에, 우리나라 초등학생 10명중 4명이 6·25전쟁을 조선시대의 전쟁이라고 알고 있고, 5명중 한명은 일본과의 전쟁이라고 알고 있다 한다. 6·25전쟁은 우리에게 안전하고, 자유로운 국가에서 살 수 있게 해준 치열한 삶과 죽음의 투쟁이었는데, 세계 16개국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그들 국가의 부름을 받고, 그들과 아무런 관련없는 이땅에 와서 피를 흘린 비극적인 전쟁임에도 이렇게 모를 수 있을까.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전후세대 (20대에서 40대)들에게,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을 했을때 38.2%는 언제 일어났는지도 정확히 모른다는 대답을 했고, 남한이 북침했다는 답도 20% 정도나 된다고 발표했다.


역사적으로 뒤돌아 보면 1949년에 중국이 완전히 공산화됐고 같은 해, 1945년이래 주둔했던 주한 미군이 완전 철수했다. 1950년에는 미 국무장관 애치슨이 극동방어선에서 타이완과 한국은 제외한다는 애치슨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사태 전개에 고무된 북의 김일성은 미국의 참전을 걱정한 소련의 스탈린을 설득해 남침을 승인 받았다고 러시아의 공개된 문서는 밝히고 있다.


1950년 6월 25일은 무덥고 맑은 일요일이었다. 한국군은 오랜 비상경계태세가 23일 해제 돼 많은 군인들이 외출한 상태였다. 이승만대통령 정부는 북의 평화공세와 맞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북진 통일’의 요란한 구호만 외치고 있었고, 대신 북은 기만적인 평화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230여대의 전차, 1610문의 각종포, 130여대의 전투기로 무장한 20만의 잘 훈련된 군대로 일요일 새벽, 탱크 한대도 전투기 한 대도 없는 한국군을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와 3일만에 서울을 함락하고 1개월여만에 낙동강전선으로 밀어 부치지 않았는가. 어째 북침을 했다는 군대가 그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될 때까지 한국군을 포함, 유엔군 희생자 18만명, 북한군 52만, 중공군 90만명, 한국의 민간인 희생자 1백만명, 남북한 전체 피해자 3백만명, 이산가족 1천만명의 민족 최대의 비극을 겪게 됐다. 남한의 북침을 주장하는 젊은 세대들이 진정 이런 객관적인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의문이다.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아버지 세대의 깊은 상처를 애써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적어도 이렇게 풍요롭고, 자랑스러운 자유한국에 살고 있는 고마움은 가져야 되지 않겠는가.
한국전쟁 메모리얼파크의 검은 대리석에 쓰여진 문구 하나가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정말로 그말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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