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교수의 법치의학 X 파일(43)]슈퍼임포즈 감정

2007.07.30 00:00:00


법치의학 영역의 개인식별방법으로 매우 흥미롭고 유용한 방법의 하나로써 슈퍼임포즈라고 불리우는 영상중첩법이 있어 시체의 생전사진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에 사진속의 인물과 시체의 두개골이 동일인인지 여부를 판별하는데 사용된다.
한편으로는 생전자료가 없는 신원미상의 두개골에 대해 두개골과 머리, 얼굴의 해부학적 관계를 두개 각부위 연조직의 두께 및 두개골과 안면 각 부위의 위치관계를 감안해 얼굴을 복원하는 복안법이 있어 신원을 밝히거나 사진이 없던 시절 타계한 유명인사의 오래된 무덤에서 얻은 두개골로 모습을 복원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슈퍼임포즈 분야의 그 동안 연구 발전된 모습을 더듬어 보면 이탈리아 플로렌스에 있는 집에서 Herrmann Welcker(1867)가 단테, 쉴러, 칸트, 라파엘로 추정되는 두개골과 사면(death mask)으로 직접적 슈퍼임포즈를 시행한 것을 비롯해 20세기초 영국의 생물계측학교에서 초상화, 흉상 또는 사면을 가지고 한 일련의 연구들이 있다.


이들은 두개골과 머리사진의 외형선을 그려서 초상화에 맞춰 보는 것으로서 물론 이러한 방법의 정확도를 평가 하기는 어렵고 결과 또한 의심의 여지가 많다 할 것이다.
두개골의 사진상에 초상화의 사진을 직접적으로 슈퍼임포즈한 처음 사건은 Pearson과 Morant(1934)에 의해 단두대로 처형됐던 Oliver Cromwell의 머리로 추정되는 두개골을 초상화와 비교 조사한 경우이며 시체의 생전사진으로 본격적으로 범죄사건에서 최초로 적용한 것은 1935년 영국의 Glasgow 대학의 법의학부 Glaister와 Brash가 Ruxton사건에서 신원확인을 위해 사용된 것이었다.<사진 참조>


Ruxton 사건은 1935년 9월 29일에 영국, 스코틀랜드의 담프리샤주의 모프아라는 지역의 좁은 골짜기에서 발생한 64조각의 여성 살인토막 사건으로, 범인은 인도인 의사 Ruxton으로 밝혀졌는데, 변사자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지문과 모발, 치아를 제거한 후, 코와 귀, 외음부를 각각 훼손시키고 유기한 사건이다. 이후 시체와 관련된 소지품의 상황식별에 의해 시체는 Ruxton의 부인 Elizabeth Ruxton과 하녀 Merry로 추정됐고 이를 감정하기 위해 변사자의 두개골과 생전의 사진으로 슈퍼임포즈 감정을 시행해 동일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사건이 세계적으로 슈퍼임포즈 감정을 시행한 최초의 사건이었으며 이후로 범죄수사상의 가치가 인정돼 법의, 법치의학적인 감정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의 슈퍼임포즈 감정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1985년 처음으로 이 기법을 도입해 슈퍼임포즈 감정을 시작, 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식별에 응용해왔다. 그 예로, 1985년 제주도에서 발생한 살인, 시체유기사건에서 슈퍼임포즈로 신원확인에 성공했으며 이것이 일명 제주도 암매장사건이라 해 국내에서의 슈퍼임포즈를 개인식별에 응용한 첫 감정 사례로 기록 됐다. 이 후 화성 연쇄살인사건, 대우중공업근로자 시위주동자 실종사건, 오대양사건 등 국내의 주요사건들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 왔으며 영생교 교도 살인 암매장사건, 지존파사건 등에도 중요한 해결의 열쇠를 제공한 바 있다. 특히 시체를 소각해 유전자 감식이나 지문채취등이 불가능했던 지존파사건이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에서 신원확인상의 난점을 가지고 있었던 두개골의 신원확인에 기여할 수 있음으로써 법치의학적 감정 수단으로서의 그 가치를 인정 받은 바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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