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41)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인터넷 사업의 함정/불황을 뚫는 생존전략 (3)

2007.09.13 00:00:00

한 때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사업 전개가 가능하기에 이러한 사업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 가능케 하는 인터넷 시스템을 만든다면 사업은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수익을 어떻게 얻느냐에 달려있다. 새로운 형태의 사업에서 수익 발생 가능성을 짚어 내는 것이 바로 창업주들의 역량이다.


인터넷 사업의 대표적인 분야가 물류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의약품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 방안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통합시스템 구축이 있었다. 지역별로 분할된 도매상 중심의 유통시스템을 제약회사와 의료기관 간 직거래 구조로 개편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을 살리고 나아가서 의약품에 대한 보험급여를 제약회사에서 직불로 해서 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시스템을 적용하자면, 의약품 유통과 보험급여 관련 제도를 변경해야 하는 데 이 작업은 많은 이해 관계 당사자들이 연루돼 있어서 단 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웠다. 결국 정부 프로젝트는 제도적 뒷받침이 안돼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프로젝트를 수주했던 기업에게 정부는 엄청난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또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모든 의약품, 의료기자재 등을 취급하는 인터넷 물류사업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대학병원의 구매과와 자재관리과의 기능을 그대로 외부로 옮긴 후 인터넷 상에서 다루자는 것이었다. 공급과 수요가 가상 공간에서 만나기 때문에 병원의 재고관리 비용 절감은 물론 대량구매를 통한 구매가 할인 등의 혜택을 염두에 둔 시스템이었다. 공급자의 요구 사항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물류처리 비용의 절감은 물론 품질관리까지 겸할 수 있어서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효과를 원했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자면 일정 양 이상의 거래량이 확보돼야 하는 데, 모든 대학병원들이 각자의 물류 시스템을 만드는 바람에 모두가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의료분야에서 인터넷 컨텐츠 사업도 한 때 각광을 받았었다. 학생, 의료인, 일반 국민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의학지식을 전달하자는 사업이었다. 지식 사회에서 지식컨텐츠를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다면 사업은 된다는 것이 일차적 발상이다. 많은 의학도와 개업의들이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 줄 수 있다면, 수요는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인터넷 기반 지식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다. 실패의 주된 원인은 전통적인 지식 전달 방식에 익숙한 의료인들의 행태가 인터넷 기반 지식을 얻는 행태와 너무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오프라인 시스템의 충분한 기반 없이 온라인 시스템을 전개하는 경우 기존의 고객들이 오프라인으로 옮겨 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업은 일정 양 이상의 거래량이 확보돼야 수익이 생긴다. 또한 사용자가 시스템에 익숙해 지는 데도 시간이 걸리며, 시스템이 수정, 보완돼 안정되기까지 일정 기간 이상이 걸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안정 괘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급하게 정하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초기 시스템 개발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지출돼, 추가 자금 조달이 예상 보다 많아서 나중에 꼭 해야 할 현장 운영을 통한 시스템 검증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었다. 아주 흔한 실패의 원인들이다.


이제 인터넷 붐은 가셨지만, 최근에 네트워크 형 치과병원 투자를 두고 사업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도 있고 나름대로 사업의 타당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는 데, 문제는 이들 비즈니스 모델이 안고 있는 갖가지 가정들을 어떻게 입증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몇몇 성공 사례만을 보고, 입증되지 않은 많은 가정들을 간과한 채 장밋빛 결과 만을 기대한다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실패를 경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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