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42)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시장의 저항 /불황을 뚫는 생존전략 (4)

2007.09.20 00:00:00

치과대학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원하는 대학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패기만만한 몇몇 친구들이 호화 인테리어를 갖춘 럭셔리 개업을 했다. 누가 보아도 그 개업은 성공 가도를 달릴 것처럼 여겨졌으나, 그들은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실력도 있고 투자도 충분해서 주위의 다른 치과보다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하는데 왜 실패했을까?


들리는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그들은 시장이라는 장벽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듯 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시장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평가했을 뿐, 고객의 안목에서 자신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초기 개업할 때는 시장이 미쳐 구성되지 않아 시장 저항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단계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상식을 지키지 못한 것도 이들의 실패 원인이기도 하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용주기를 보면, 시장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우선 초기 시장은 적극적 고객, 즉 새로운 것을 찾아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만들어 내는 시장이다. 다음 주류 시장은 초기 고객의 확장으로 단골/대중 고객을 형성하는 시기의 시장이다. 마지막으로 말기 시장에서는 구매 서비스에 대한 분별력이 증대되며, 회의주의자들이 생겨나는 단계이다.


위의 예에서 개업 당시 초기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에 대한 마케팅적 관점을 견지했어야 했다. 개업 초기에는 고객들에게 개업 사실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구강검진, 지역사회 봉사, 각종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해 ‘발견효과 (discovery effect)"를 유도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연령층, 소득 수준, 경쟁 치과들의 서비스 믹스 등을 고려해 서비스 지역을 대상으로 목표 ‘틈새 시장"을 설정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틈새 시장에서 어느 정도 시장 선도력을 확보한 다음, 구축된 평판을 바탕으로 주력 시장, 이를 테면, 고부가 고난이 진료 영역에서 본격적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자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동안 버틸 수 있는 여유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개업이란 그들이 처한 시장의 단계적 반응에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안정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개업 당시 시장 점유율 제로에서 원하는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갖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은 경우마다 다양하게 전개된다. 어느 곳에 개업하든지 그 곳에는 기존의 치과서비스 시장이 어떤 형태로든 형성돼 있다. 새로운 시장 진입자는 누구나 진입장벽이라는 저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장벽을 넘자면 때로는 막막하고 두렵게 여겨질 수 있다. 어떤 분이 개업 당시를 말하기를 “황량한 벌판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적막강산에 서 있는 듯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분은 지금 아주 성공적으로 개업을 하고 있다.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개업을 바라 보는 자세가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같은 건물에 있는 미장원과 피부관리실에 온 고객의 행태를 살펴 보기도 했으며, 이웃하는 성형외과에 오는 고객 정보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자기가 원하는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그들의 관심과 취향에 걸맞게 인테리어를 바꾸고 진료 상담 매뉴얼을 작성하고 그들이 원하는 진료 환경과 서비스를 구성했다. 이를 테면, 요즘 말하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대는 적중했다.


젊은 치과개업의들 대부분은 기술 중심의 사고에 익숙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당면한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 관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또한 현재의 시장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 향후에 다가올 시장의 문제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장 중심적이며 미래지향적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자기가 처한 문제를 재구성해 보아야 한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면 의외로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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