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현정]해외유학생 증가에 대한 생각 (하)

2007.10.29 00:00:00

<1588호에 이어 계속>


지난 여름 방학 동안에는 미국 아틀란타의 에머리대학 생물학부에 다니는 여학생이 필자의 교실에 한 달 동안 견학하러 왔었다. 고등학교 때 유학해 현재 학부생인데, 장차 의·치대에 진학하고 싶어 미리 견학하고자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9·11 사태 이후에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의 취업이 많이 힘들어져 최근에 미국에 유학했던 학생들이 다시 우리나라로 회귀하는 현상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은 그 사람이 받은 교육이나 읽은 책 또는 경험의 소산이므로 우리나라에서의 적응이나 취업이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 한 예로 다른 나라 의·치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려면 국가고시를 다시 봐야 하니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BBC 방송에 따르면 OECD 국가의 유학생은 2004년 2백70만명으로 과거 10년 전 (1995년 1백30만명)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한국 출신 학생은 전체 유학생 가운데 4.3%를 차지해 일본 (2.8%)보다 많은 수를 보이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가 국민총생산(GNP)의 7.5%를 교육비로 지출해 1위인 8%인 아이슬란드에 이어 OECD 국가 중 미국과 함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한 학급 학생수가 33.6명으로 OECD 평균이 21.4명에 비해 50% 정도 가장 많은 학생이 한 반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우리 아이 담임이 학생 수가 38명으로 너무 많아 학생 지도가 힘들다고 했을 때 속으로 사치스러운 불평이라고 그 담임을 폄하했다. 과거 필자가 교육 받을 때는 거의 70명에 육박하던 학생들을 그 때 선생님은 필자의 글짓기 지도뿐만 아니라 방과 후 부진아 지도까지 했던 것을 생각했을 때 교육환경의 급속한 변화를 실감할 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며 그 분께 그런 불경한 생각을 했던 것이 미안하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풍부한 천연자원이 없어 지금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것이 잘 교육된 꿈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가능했다. 그 많은 국내외 문제들을 뒤로 하고 다른 나라들하고 비교하면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사는 것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고까지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제도에 대한 갑론을박을 뒤로 하고 필자가 아이 키우며 느끼는 것은 과도한 경쟁이 심지어 유치원부터 시작돼 자연스레 생겨나야 할 꿈들이 강요되거나 싹부터 말라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꿈을 가진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인데도….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해외유학생들에게서 희망을 찾아 본다. 비록 대중매체에서 소개되는 외화낭비, 가족의 해체, 유학생의 현지적응 실패로 인한 탈선 등등의 부작용을 인정하더라도 좁은 땅덩어리를 벗어나 지구촌 곳곳에서 나름 고민하고 노력하며 뭔가를 일구어 내고 사회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한 이들의 도전정신과 목표를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들의 경험과 능력이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에 서는 데 중요한 자산임을 강조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