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교수의 법치의학 X파일(57)]소사체 50구 고난도 감정 필요

2007.11.12 00:00:00

<1592호에 이어 계속>


불이 건물외부에서도 보일 정도로 확대되자 소방서에는 화재 신고전화가 쇄도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을 때에 하부 3개층은 이미 불이 붙어 있었으며, 상층에는 연기가 빽빽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얼마후 21층에도 불길이 보였다. 우선 소방대원들은 고가사다리로 건물 후방의 7층 옥상에 있던 사람들과 8층 이하의 불길을 잡기 위해 11층에 집중적으로 물을 뿌렸다. 물은 약 2000~2400rpm으로 물탱크에서 공급됐으므로 그 양이 한정돼 호텔 근처에 있는 소화전을 이용했다. 불길이 하층부에 휩싸였기 때문에 소방 및 인명구조 작업은 외부에서만 할 수밖에 없었다.

 

화재신고가 있은 뒤 1시간도 채 못돼 한국군과 미군의 헬리콥터 8대가 구명선으로 창가에 나와 있던 사람들을 구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는 헬리콥터가 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못했으며, 연기로 시계가 불량하고 온도가 상승해 위험했기 때문이다. 12시 정오에 이르러서는 약 40여 소방장비가 동원됐다. 박정희 대통령은 가능한 한 모든 경찰력을 동원해 화재진압을 도울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이 화재진압에는 소방관 528명, 의용소방대원 113명, 경찰관 750명, 구청직원 400명, 군인 115명, 의료반원 30명이 동원됐다. 또한 협조요청을 받은 미8군 소방대는 펌프, 물탱크장비를 동원해 온종일 이 작전에 참가했다. 길을 막고 서 있는 수천명의 구경꾼들을 통제하는데만도 200여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11층에 묵고 있던 한 중국 외교관을 살리기 위해 극적인 구출작전도 시도됐다. 그가 묵던 방은 호텔 정면쪽에 있었다. 12시 30분경에 몸을 담요로 둘러싸고 창가에 나타난 그는 자기가 처해있는 상황을 침착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소방원들은 불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그의 주위에 집중적으로 물을 뿌렸으나, 점차 불길은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현장의 모든 구경꾼들의 시선이 이 중국 외교관에게 집중됐다. TV는 이 광경을 생방송했으며, TV시청자들로부터는 갖가지 구조 묘안이 제시됐다. 한국군 측에서는 구명선을 쏘아 올리려 했으나 이는 무모한 시도였다.


얼마 후 그는 창에서 보이지 않았는데 분명히 졸도 했을 것으로 믿었다. 오후 8시경 소방원들이 건물내로 들어가 그를 찾았을 때 까지도 그는 아직 살아있었다. 곧 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1월 6일 호흡장애로 사망했다. 오후 5시 30분이후에는 불길이 잡혔으나 남은 열기 때문에 7층 이상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저녁 8시부터 18시간에 걸쳐 철저한 희생자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모든 시체들은 시내 각 병원 의료기관 영안실에 분산 안치시켰다. 163명의 희생자중 121명은 발굴현장에서 발견됐으며, 38명은 화재시 뛰어내리다가 사망했고, 2명은 헬리콥터로 구조되다가 떨어졌으며, 2명은 병원에서 숨졌다. 희생자중 남자가 96명, 여자는 67명이었다. 국적별로 보면 한국인 147명, 일본인 10명, 중국인 3명, 미국, 인도인이 3명이었다.
대연각호텔 화재는 호텔화재로서는 1945년 119명의 인명을 앗아간 조지어주 애틀랜터시의 와인코프호텔 화재사건이래 최악의 화재라고 보도됐고,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대연각 화재로 희생된 사람의 일부 소사체 모습


이 두 호텔건물의 건축특성은 매우 유사하다. 두 건물은 똑같이 불연재로 건조됐지만, 내장은 가연성 재료로 돼 있었다. 대연각호텔도 와인코프호텔처럼 한 개의 개방계단이 있었다. 두 건물이 똑같이 하층부에서 올라온 불길에 의해 건물 밑으로 통하는 계단이 차단됐다. 또한 상층부에 갇힌 사람들이 당한 상황은 두 건물의 경우가 흡사했다. 와인코프호텔화재에 대한 NEPA보고서에서도 지적되고 있듯이 ‘외부의 창을 통해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외는 건물내에 갇혔던 사람들이 처한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만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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