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49)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프레이밍 효과/ 행동경제학 (5)

2007.11.15 00:00:00

 

컵에 물이 반 정도 있을 때, ‘아직 반이나 남아 있다"고 말하거나 ‘이제 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물이 반이나 남아 있어서 마실 물 있다는 낙관주의와 비어 있는 반 잔의 물에 안타까움을 갖는 비관주의는 같은 사실에 대한 다른 심리 상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서술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각은 바뀔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문제의 표현 방법이라는 ‘프레임"에 따라서 사람들의 판단이나 선택이 변하는 것을 ‘프레이밍 효과"라 부른다. “A라는 기법에 의한 임플랜트를 했을 때 실패할 확률은 1%인 데 상대적으로 B 기법의 임플랜트는 실패 확률이 2%나 된다"고 설명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A 기법의 임플랜트를 선호한다. 그런데 같은 내용을 “A 기법 임플랜트의 성공 확률은 99%인 반면, B기법의 임플랜트 성공 확률은 98%라고 제시한다"면 환자들은 전자와 후자 간에 별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서 어느 쪽이든 값이 싼 쪽을 택하는 경향이 높다. 여기서 성공확률이란 프레임과는 다른 실패확률이라는 프레임 내에서 득실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진료에 대한 비용을 설명한다고 하자. 어떤 치과의사는 진료해야 할 항목 중 우선적으로 꼭 해야 할 진료항목을 먼저 계상한 후, 추가로 필요하다면 이런 저런 진료를 더 하면 더 좋다는 식으로 설명했다고 하자. 다른 어떤 치과의사는 전체 진료비를 먼저 말할 후,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이런 진료는 나중에 해도 좋고, 이런 진료는 다른 진료를 한 결과를 본 후 결정하자는 식으로 총액에서 감해 나가는 식으로 설명했다고 하자. 전자는 초기 설정 (default) 값이 작은 데서 출발 큰 것으로 나가는 식이고, 후자는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논리가 진행됐다. 환자는 어떤 쪽을 택할까? 정답은 당연히 후자의 경우이다.

 

왜냐면 환자가 참조했던 것은 초기설정 값이며, 이는 환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역시 ‘프레이밍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즉 환자가 내는 진료비 계산할 때 어떤 프레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자가 진료비가 많거나 적다고 판단하게 된다.
또 다른 형태의 프레임 적용 예를 보자. 환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진료비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소득 내에서 일정 부분을 미리 예상해 준비하게 된다. 질병의 중증도나 치료 성격에 따라서 내겠다고 생각하는 진료비 총액은 달라질 수 있으나, 진료비라는 회계 항목은 암묵적으로 갖고 있게 마련이다. 이를 두고 ‘심적회계(mental accounting)"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의료비를 월 평균 소득의 약 10~20% (정확한 통계는 아님) 정도의 비용을 계상한다고 한다. 그런데 진료의 성격이 단순히 질병 치료나 건강을 위한 수준을 넘어서서 심미적 목적이나 건강 이외의 다른 부가적 가치가 있다고 할 때, 고객이 계상하는 계정은 의료비 계정이 아니라 자기 개발이나 성취를 위한 회계항목에서 진료비를 고려하게 된다.


건강 보험 운영 방식에서 흔히 사용하는 프레임 효과로 ‘매몰원가(sunk cost)"라는 것이 있다. 고객들에게 예방적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일정 금액을 할당해 고객으로 하여금 예방 진료에 참여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이 그 기간 동안 예방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그 할당금은 사라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매몰원가라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예방 서비스에 참여하게 된다. 역시 매몰원가라는 프레임적 사고를 응용한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고객과의 대화는 고객이 어떤 사고 프레임을 갖고 있느냐를 파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많은 개업의들이 요즘 환자들은 너무 아는 게 많고 계산이 빨라서 다루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심히 살펴 보면, 고객의 사고는 일정한 틀 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개업의가 고객이 생각할 수 있는 프레임을 능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고객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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