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새해엔 치과계 철밥통이 단단해질까? / 박용덕 본지 집필위원

2007.12.10 00:00:00

누구에게나 철밥통이 있다. 공무원은 공무원 나름대로, 군인은 군인 나름대로, 학생은 학생 나름대로, 모두 철밥통이 있을 것이다. 좋게 말하면 자신이 주 활동이나 경제적 수단으로 여길 수 있는 고유영역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철밥통이란 글자를 놓고 보면, 매우 이기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지난 몇 년간 보신주의에 익숙해진 일부 이기적인 집단들의 행동 때문에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일 것이다. 예부터 자기 분수를 알고 자신의 위치에서 타인보다 전문성을 지니고 경쟁에서 지지 않고, 노력하고 지키려는 철밥통 정신은 바로 장인 정신인 것이다.


올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에는 주권을 현재까지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이다. 아직까지 누가 본선에 나올 거며, 무슨 공약을 내걸었는지, 노선도 정책대결도 없는 그야말로 오리무중, 안개정국인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올초에 해체된 구강보건팀을 확대 재운용할 의지를 갖고자 하는 인물이 있다면 한 표를 행사할 계획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치과의사인 이상 내 밥그릇과 내 삶도 죽을 때까지 이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내겐 소중할 수밖에 없다. 지나던 사람이 그 밥그릇을 철밥통으로 간주하고 날 욕해도 어쩔 수 없다. 그 철밥통 또한 내 생활의 대부분이고, 거창하게는 내 이념과 사고를 펼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로인해 내 가족이 부양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의 가치이념으로는 너무도 불행히 잊혀져 버린 대한민국에서의 민주화이념, 절차 그리고 정화되고 투명한 사회도 모두 짧은 동안 그 맛만 보고 사라져 버릴 것 같다. 몇몇 대선 주자들이 흉내를 내어보지만 모두 과거로 과거로 회귀돼 가는 듯한 느낌이다. 20여 년 전 내 청춘의 시작도 일말의 주춧돌이 돼 빚어 낸 땀의 결과도 모두 소진됐다. 어디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방향이 모호하다. 지금의 형국으로 판단하건데 지난 10여 년 동안 그리도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일까?

 

그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개척했던 그 이념을 뒤로한 채 여전히 배고프고 또 절실했을까? 이제 나도 기득권자가 돼 버리고 내 철밥통을 지켜야 하는 것이 타인의 눈에도 그렇게 비춰지고 있을 것 같아 애석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신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 젊은 청춘의 에너지는 무엇도 이겨낼 수 있을 터인데, 점차 쌓여지는 자신의 경험과 관록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욱 견고해지고, 더 이상의 도전과 변화가 싫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올 일 년간 많은 치과계의 변화가 불어닥쳤다. 당사자의 의견없는 의료법 개정, 수없는 문제점을 안고 시작되는 치과의사 전문의제도, 국민 구강보건을 대변해 줄 수 있는 행정기관조차도 없어져 버린 것이다. 또한 전례없던 외풍으로 치과계 지도부의 시달림속에서도 공룡의 생채기와 기침 한번으로 쓰러지고 흩어져야 하는 치과계의 현실이 어두워만 가고, 우리는 여전히 방향을 예측 못하고 갈대처럼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많은 대선주자들 가운데, 치과계 우군이 누군지조차 헷갈린다. 아니 그들 중에 우군은 진정 있는 것일까 하는 회의감마저 든다. 이제 10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무슨 분별력과 혜안으로 우군을 찾아낼까? 그래서 나는 한번도 거른 적인 없는 내 주권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우군을 분간하지 못하고 만들어 내지 못한 내 잘못이 오히려 크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이들이 자신의 정책이나 노선이라는 상품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 앞에 빨리 등장했으면 한다. 그러한 통로가 언론일텐데, 너무도 지나친 배타주의와 우월주의로 가득찬 대형 언론사들이 앞장서 캄캄한 구름을 만들어 내고 한낮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짓이겨 놓고 있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이제라도 가까이 다가서 볼 다양한 상품 가운데 우리 철밥통을 맡겨볼만한 큰 그릇을 찾아낼 수 있도록 우리 치과계는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2008년 새해 아침부터 내 철밥통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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