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56)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핵심역량 개발을 위한 조직 학습 /지식경영 (7)

2008.01.24 00:00:00

마라톤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어떤 친구가 대회에 처음 참가한 적이 있었다. 코치 선생님의 말대로 앞 사람 뒷통수만 바라보고 열심히 뛰었는데, 결과는 2등을 했다. 코치 선생님의 말에 충실히 따른 결과였다.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그 친구는 자신이 남과는 다른 어떤 능력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남들처럼" 달린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시장 경쟁에서 이런 식의 우를 범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래서 경영학에서 핵심 역량(core capability)을 개발하라고 가르친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 고객 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던 그런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경영에 관심이 있는 개업의들을 만나보면, 다른 치과를 본받아 다양한 종류의 경영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분들에게 그런 노력들이 ‘나 만의 무엇인가" 혹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대답에 자신이 없다. 핵심역량이라고 일컬을 만한 그 무엇을 갖고 있지 못하다.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노나까에 의하면 누구든지 자기 만의 능력은 있는데, 이런 것들을 찾아서 개발하고 키워서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수호지를 보면 갖가지 사연으로 세상을 등지게 되는 백팔 호걸들이 양산박에 모인다. 온갖 종류의 무술과 특기를 갖춘 인물들이다. 이들이 ‘송강"이라는 출중한 전략가를 만나서 난공불락의 천연 요새 양산박에서 팀-워크를 만들면서 막강한 관군에 맞설 수 있게 된다. 모여서는 영웅이 됐지만, 뿔뿔이 흩어져 있을 때 이들은 방황하는 부랑아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치과 조직이든 구성원들은 개별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능력은 형식지(形式知)에 있기도 하지만 암묵지(暗默知)에 있는 것들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람을 다루는 태도라든지 문화에 대한 식견이라든지 혹은 환자를 안 아프게 치료하는 노하우 등은 대부분 숨겨진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핵심역량으로 발전시키자면, 조직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 자랑, 고객친절을 위한 세미나, 물자절약 캠페인, 증례발표 등등 조직은 이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열린 마당을 제공해야 한다. 송강과 같은 지도자라면 이들에게 소망을 줄 ‘비전"도 제시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 개별 능력은 발견될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능력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호소력 있는 목소리 톤을 가진 조무사, 공간 감각이 뛰어난 기공사, 사물 관리에 치밀한 치과위생사, 꽃꽂이가 취미인 간호사,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치과의사 등의 재능 모두가 현장에서 한 몫을 할 수 있는 능력들이다.


조직차원의 시도만으로 핵심역량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식변환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개인 별 성격 특성을 파악해 적합한 업무를 배분하고, 고객 친절을 위한 매뉴얼을 개발하고, 물자 절약을 위한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증례발표 이후 개발 훈련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그리고 일련의 이런 시스템을 정보화해 기록하고 평가하는 것이 시스템이다. (지식 창조에 관해서는 다음 회에서 다루기로 하자.)


능력이 지식으로 변환된 후에는 궁극적으로 치과 서비스로 표출돼야 한다. 갖고 있는 지식에 적합하게 치과서비스를 재구성할 수도 있으며, 서비스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도 있겠고, 경쟁 치과와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일단 현장에서 시도된 지식·능력의 결과는 다시 조직 차원의 시스템 개선으로 피드백하면서 핵심역량을 나만의 것에서 우리들의 것 그리고 나아가서 고객들이 인정해 주는 것으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주지할 점은 지금의 핵심역량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과의 조직 문화가 학습조직으로 다시 탄생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