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세계는 변했다/김호영

2008.01.28 00:00:00

세계는 변했다. 한때 풍성했던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다. 이젠 이걸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영화 ‘반지의 제왕(The Load of the Rings)’은 이런 음산한 독백으로 시작된다.


‘반지의 제왕(The Load of the Rings)’은 3편의 영화로 제작됐는데, 그 원작 소설 역시 같은 제목인 ‘반지의 제왕’이다. 반지의 제왕의 작가는 J.R.R. Tolkin이라는 영국의 저명한 문헌학자이며 언어학자로 그는 상상속의 중간계(middle earth) 라는 세계를 창조했는데 그의 여러 작품은 이 중간계라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들 중 반지의 제왕은 20세기 최고의 문학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원작자인 톨킨은 1892년에 태어나 1973년에 죽었다. 1914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으니 그는 20대인 청년기에 제1차 세계대전을, 40대에 제2차 세계대전을 겪게 된다. 이런 작가의 삶과의 연관성을 알고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면 1차, 2차 세계대전이 그의 작품에 분명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변했다. 한때 풍성했던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다. 이젠 이걸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냥 영화 속의 중간계(middle earth)라는 세상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겪어온 세월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에 우리가 무엇을 잃어갔는가는 우리 이웃들이 잃어간 것들과 연관이 있다. ‘안정된 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졌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느끼기 시작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곧 사회불안요인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런 사회현상이 지속되다보면 대중은 자신들보다 조금이라도 미래가 안정돼 보이는 사람들을 시기하게 된다. 그래서 의료계 내부에서 심심치 않게 이야기되고 있는 이른바 ‘의사를 증오, 혐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 치과의사들이 10년 간 많이 잃어간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중들의 신뢰’라고 여겨진다. 신뢰를 잃어간 일정부분의 책임은 우리 치과의사들에게, 나머지 상당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원인이 있다.


평소에 치아관리를 잘 안하던 평범한 서민이 본인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치과를 찾았을 때는 보철 등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고, 치과의사들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환자는 평소 자신의 관리소홀은 생각하지 않고 치료비가 비싼 것에만 신경이 곤두서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최근의 문제들을 불러왔다.


원래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치아가 그렇게 된 것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없는 사람이면 일차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결국은 잘 닦지 않고,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조기에 치료를 하는 등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람이란 이기적인 존재이며,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평상시 자신의 게으름은 오히려 잊어버리려고 애를 쓰면서 분풀이는 비싼 치료비 탓으로 돌리려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에 편승해서 언론은 원가논쟁, 폭리 운운하면서 치과 진료비를 논란거리로 만들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성적인 사람,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사람이 볼 때 가장 바람직한 진료의 형태는 무엇일까? 보철치료나 임플랜트 치료를 싸게 시술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가의 보철치료나, 임플랜트 치료가 필요 없는 치료, 비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렇게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는 어조로 해야 한다.
한때 풍성했던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는지 모르지만 기억하는 사람들은 있기 때문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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